우리가 출산율 높이기에 심혈을 기울여온 게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출산 가정에 장려금을 주고 출산비 양육비를 지원하는 등 혜택을 늘리는 지방자치단체도 많아졌다. 심지어 어느 도(道)에선 "자녀 많이 낳기 공직사회부터 솔선하자"면서, 갖가지 다자녀 공무원 우대 방안까지 내놓았다. 먼저 6세미만 자녀가 있거나 임신 중인 여성 공무원은 희망하는 부서에 우선 배치키로 했다. 또 시·군간 인사교류나 도청 전입인사에서도 다자녀 직원에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 3명 이상 자녀를 둔 공무원은 승진인사에서 배려하고, 해외연수 배낭여행 기회도 확대한다고 했다. 그만큼 출산율 제고가 다급해진 것이다.

30여년 전만 해도 평생 4명 이상의 자녀를 낳던 한국 여성들의 평균 출산율이 이제는 기껏해야 1.2명으로 세계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 터에 노인 인구는 갈수록 늘어, 2050년 우리나라는 일본 다음으로 가장 늙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한다. 출산율은 격감하는데 노인 인구는 급증하고, 도리없이 노동력 태부족과 생산성 저하를 맞을 수밖에 없게 돼가고 있다. 근본적인 출산장려 대책이 시급한 이유다.

한 때는 한 가정에 자녀 셋만 낳아도 알게 모르게 눈총 받던 시절이 있었다. 인구 증가는 성장을 막는 가장 큰 장애로 꼽혔고, 빈곤 탈출을 위해선 인구를 억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아들 딸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에서 "둘도 많다 하나만 낳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등의 구호를 쏟아내며 산아제한을 적극 추진했다. 그러던 게 이제는 되레 많이 낳자고 할 수밖에 없어졌다. 산아제한을 너무 다그쳤던 것일까, 아니면 불과 몇십년 앞을 보지 못했던 것일까. 아무튼 이젠 출산 장려가 무엇보다 시급한데, 나날이 높아지는 주거비 교육비에 고용불안까지 겹치는 등 출산 육아환경은 자꾸 나빠지기만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