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번욱 (인천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오는 8월 11일 지정 5주년을 맞는 인천 경제자유구역에는 현재 많은 앵커(주력)시설들이 착공 중에 있다. 특히 송도국제도시를 위한 핵심 프로젝트인 국제업무단지 조성을 위해 인천타워, 동북아 트레이드 타워, 컨벤션센터, 국제학교 등의 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

국제업무단지와 마찬가지로 송도국제도시의 핵심프로젝트라 할 수 있는 국제학술연구단지 조성을 위해 인천광역시는 2020년까지 1천376만㎡ 부지에 국내·외 58개 유명 대학과 450개 연구소를 유치하여 기업체와 함께 '산·학·연' 협조체계를 갖추어 선진국의 인재와 다국적 기업을 유치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으나 아직은 구체적인 착공이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국내 대학들의 움직임이 활발하여 인천대의 경우 2009년 말까지 국제학술업무단지 내 45만여㎡ 부지의 신규 캠퍼스로 이전할 예정이며, 인하대는 생명공학과 정보통신 분야의 연구기지와 함께, 항공 혹은 항공기 엔진 관련 기업 유치를 통한 '항공단지'를, 가천의대의 경우 의료·의과학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첨단 연구기지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각각 수립하고 있다. 이외에도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등도 분교의 형태가 아닌 캠퍼스 형태로 입주해 2010년대 중반에는 송도 국제학술연구단지가 국내의 대표적 대학촌이자 첨단 연구단지로서의 모습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인천대의 경우 송도 캠퍼스 건설사와의 내부 계약 등의 문제로 2009년 말 개교가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되며, 연세대학교 송도캠퍼스 역시 시의회 승인 연기 등으로 원 계획보다 늦춰진 2012년에 개교할 것으로 최근 조정되는 등 국제학술연구단지의 출발이 삐걱거리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국제학술연구단지의 원래 목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세계적 최고 수준의 글로벌 캠퍼스 조성 및 최고 대학 연구소 연구기관 유치를 통하여, 산·학·연 연계를 통한 송도지구 첨단 클러스터 조기구축에 기여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국제학술연구단지에 입주하려는 대학은 '글로벌 대학 캠퍼스'와 '산·학·연' 연구대학으로서의 본연의 사명을 다하여야 한다. 특히 국내대학은 외국교육·연구기관의 유치를 통해 첨단산업위주의 교육연구를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외국 선진대학과의 교육 및 연구 프로그램의 공동운영을 통해 최고수준의 교육을 제공함은 물론 고급인력 활용을 활성화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천지역사회는 국제학술연구단지를 바라보는 시각을 좀 더 넓혀야 할 필요가 있다. 즉, 국제학술연구단지의 원래의 비전과 목적 - 첨단연구로 특성화된 캠퍼스, 글로벌 교육으로 특성화된 캠퍼스, 세계적 수준의 교육·연구환경 구축, 그리고 레지덴셜(거주) 단지 체계 등이 완비된 학술연구단지를 구축할 수 있는 해당분야 최고의 국내·외 대학 및 연구기관 유치 - 에 우리의 초점을 모아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이렇게 구축된 국제학술연구단지내에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운영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특히 국제학술연구단지내 대학 및 연구기관과 지역기업간의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을 통한 지역산업 활성화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지역협력사업은 산업적 측면 이외에도 교육·연구 프로그램(시민을 위한 평생교육, 지역 산업체 경영자 및 엔지니어 재교육 등), 지역 봉사 프로그램(의료봉사, 저소득층 자녀 멘토링 등), 지역 문화·체육 프로그램 (단지 내 체육시설 시민 개방, 청소년 운동 교실 운영 등) 등의 지역 협력 프로그램의 운영과 지역대학과의 교류 프로그램 등 다양한 내용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동아시아 교육·연구 허브 구축을 위한 공동노력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전반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국제학술업무단지가 구축·운영되기만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