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대학생과 최연소 해외파의 깜짝 발탁'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축구 최종 엔트리가 21일 오전 발표된 가운데 김근환(22.경희대)과 조영철(19.요코하마FC)이 18명 명단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이 둘은 발탁 가능성이 그다지 크지 않았음에도 베이징행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다.

   K-리그 등 프로 출신이 대다수인 가운데 김근환은 유일한 대학생 선수로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끊겼던 대학생 대표선수 명맥을 다시 잇게 됐다.

   작년 11월 올림픽 최종예선 5, 6차전을 앞두고 박성화 감독이 뽑은 장신(192㎝) 수비수 김근환은 애초 '참고사항' '예비카드' 실험용'에 불과한 선수였다.

   우즈베키스탄과 5차전, 바레인과 6차전에서 김근환은 후반 교체카드로 활용됐지만 그다지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올 초 스페인 동계전지훈련을 거치며 기량이 급성장했고, 지난 16일 안산에서 열린 과테말라 성인대표팀과 평가전에서는 0-1로 뒤지던 후반 11분 통쾌한 동점포를 터트리며 한국의 2-1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고교 시절까지 공격수로 활약하다 대학 진학 이후 수비수로 포지션을 바꾼 김근환은 대표팀에서 김진규(서울), 강민수(전북)와 번갈아가며 호흡을 맞출 예정.

   공격수 출신인 만큼 세트피스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하면 무서운 골 감각을 보이는 멀티플레이어라는 점에서 박성화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조영철은 23세 이하 선수 가운데 유일한 해외파임에도 발탁 가능성이 낮았던 것이 사실. 주 포지션인 측면 미드필더 자리에 쟁쟁한 선배들이 수두룩했던 것이다.

   나이가 너무 어렸던 것도 걸림돌이었다. 역대 올림픽 남자축구 최연소(출전경기일 기준) 출전 선수는 1992 바르셀로나 대회 조진호(18세11개월)이고 다음이 2000 시드니 대회 때의 이천수(19세2개월), 그리고 세번째가 조영철(19세3개월)이다.

   막내 조영철이 박성화호에 승선할 수 있었던 것은 측면 미드필더 뿐만 아니라 최전방 공격수로도 활용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조영철은 작년 11월 베트남에서 열린 괌과 아시아청소년(U-19)선수권대회 예선에서 혼자 무려 10골을 뽑아내며 한국 축구 사상 최다골차 승리(28-0)를 이끌며 득점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박성화 감독도 이 둘의 발탁 배경으로 멀티플레이 능력을 꼽았다.

   박 감독은 "김근환은 대학에서는 공격수로도 활약하고 있다. 장신 포워드가 필요하다면 김근환이 수비수에서 공격수로 자리를 옮길 수 있다. 조영철은 미드필드에서 경기 운영을 잘할 뿐만 아니라 공격수로서 결정력도 겸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근환과 조영철은 이날 정오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소집되면서 "기쁘다. 배운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근환은 "제공권과 스피드가 있어 뽑아주신 것 같다. 수비수 뿐만 아니라 공격수를 시켜줘도 괜찮다. 소속팀(경희대)에서 공격수로 뛰고 있어 자신 있다"고 했으며, 조용철은 "고교 시절 프랑스리그 FC메스에서 유학을 해 경험도 부족하지 않다. 남들보다 더 많이 뛰겠다. 측면이나 최전방 모두 뛸 수 있다. 득점 기회가 오면 골도 넣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