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 검단산 주변에 멧돼지떼가 출몰, 인근 경작 농가 및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행정력의 한계로 주민들의 원성만 쌓이고 있다.
22일 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하남시 검단산이 위치한 상산곡동과 하산곡동을 중심으로 멧돼지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올 들어 시가 접수한 피해사례는 3건에 불과하지만 주민들은 수십건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남시 외곽에 자리한 상산곡동에서 3천300㎡ 규모의 밭을 경작하고 있는 김모씨는 3년째 멧돼지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피해를 당해 수확기에 접어든 고구마며 옥수수, 고추 등 농작물이 멧돼지의 공격으로 쑥대밭이 됐다.
급기야 김씨는 시청에 관련 민원을 접수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담당부서에서는 이렇다할 연락이 없었고, 그 사이 멧돼지의 습격이 이어져 농작물이 또 다시 파헤쳐져 버렸다. "비지땀을 흘리면서 어렵게 지은 농사인데 멧돼지 공격으로 모든 것이 허사가 됐다"는 그는 "시에서 조금만 더 기민하게 대처했더라면 피해가 조금 줄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현재 시에서는 민원을 접수하고 관련 지역에 대한수렵관리협회를 지정, 대리포획허가를 내주고 멧돼지를 포획토록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현행법상 수렵허가를 얻고 자격증을 가진 포수들이 포획을 한다 하더라도 이들은 낮에만 사냥이 가능하기 때문에 밤에는 속수무책이다.
또 다른 피해자 이모씨는 "정작 멧돼지들은 밤에 내려와 망쳐놓는데 포획은 낮에만 된다고 하니 한심하다"며 허탈해 했다.
이에 따라 보다 못한 주민들은 현재 자체적으로 다양한 방법을 동원,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밭 주위에 형형색색의 우산을 펼쳐놓는가 하면 덫도 만들어보고 울타리도 쳐보지만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검단산 농가 멧돼지피해 '골머리'
상산곡동 농작물 쑥대밭… 하남시 연이은 민원에 대책부심… '대리포획허가' 야간엔 속수무책
입력 2008-07-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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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3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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