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화성시 기산동의 한 반도체 부품 생산업체 내 기숙사가 외부 공사 충격으로 추정되는 옹벽 균열로 인해 건물 붕괴 등 안전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전두현기자 dhjeon@kyeongin.com
23일 오후 화성시 기산동 반도체 부품 생산업체인 A사 기숙사. 건물 옆 3.6 높이 옹벽이 왼쪽으로 20~30도 기울어져 있다. 기숙사 앞 정원 뜰에도 균열이 생겨 휴게 벤치와 나무들이 모두 왼쪽으로 비스듬히 서 있고, 이 일대에는 출입을 금하는 경계선이 둘러쳐져 있다.

화성의 한 기업체가 건물 옆 공장 철거작업 충격 누적으로 추정되는 옹벽·건물 붕괴 우려를 호소하고 있지만 철거업체와 시 측은 서로 책임이 없다고 주장,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A사에 따르면 회사가 붕괴 위험에 직면한 건 지난 19일부터. 폭우가 쏟아진 후 회사 건물을 받치고 있는 옹벽에 서서히 균열이 생기더니 이어 기숙사와 정원 뜰 역시 균열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회사 측은 균열의 시초가 지난달 초부터 시작된 H사의 옹벽 옆 조립식 공장 철거작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H사가 3.6 옹벽 아래에 있던 공장 건물 바닥과 철골 등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굴삭기 등을 동원, 15일 이상 공장 바닥과 맞닿은 옹벽 밑부분에 직접 발파작업을 하면서 옹벽과 건물에 충격이 갈 수밖에 없었다는 것. 이 때문에 A사는 공사 초기부터 소음과 진동, 먼지 등의 문제와 함께 '붕괴 우려가 있다'며 시와 H사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그러나 H사는 오히려 A사의 옹벽관리 부실 책임이 더 크다는 입장이다. H사 현장소장은 "지난해 A사가 기숙사 리모델링을 하던 중 흙을 옹벽 위로 올리면서 높아진 토압이 이번 강우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면서 "게다가 건축구조상 1 이상 지반에 묻혀야 하는 L형 옹벽 하부가 60㎝밖에 묻히지 않았고, 옹벽 안 철근도 5개 정도에 불과하는 등 옹벽 자체가 부실했다"고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 시는 원칙적으로 A사와 H사 양자간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한 달 이상 현장조차 찾아보지 않다가 옹벽이 갈라진 후인 이날에야 현장을 방문, 양 업체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