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가 선수촌의 속살을 최대한 감추는 전략으로 대회를 준비 중이다.

   올림픽 개막이 9일 앞으로 다가온 30일, 서서히 달아오르는 바깥 분위기와 다르게 선수촌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주객인 선수들이 아직 많이 입촌하지 않은 탓에 조직위 관계자만 떼로 선수촌 안팎을 메웠다.

   다양한 나라 선수들이 한꺼번에 모여 친분과 우애를 나눌 장소로 여겨졌던 국제지역은 기존 대회와 약간 달랐다.

   언론 출입이 가능한 국기광장과 국제지역에는 은행, 항공권 예약창구, 미장원, 우체국, 기념품 판매소 등만 입주했을 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박물관, 오락실 및 위락시설 등 과거 대회에서 이 곳에 자리 잡았던 공간은 모두 선수촌 아파트 안쪽으로 이동시켰다.

   취재진으로서는 치열한 메달 경쟁 틈바구니에서도 여가를 활용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잠시나마 포착할 기회 자체가 없어진 셈.

   올림픽을 코 앞에 둔 선수들이 한가하게 국제지역을 기웃거릴 시간은 없지만 만일에라도 언론 및 일반인과 선수들의 접촉을 최대한 막겠다는 조직위원회의 의지가 엿보인다.

   언론 통제 우려 속에 출발한 이번 올림픽은 실제 조직위원회 관계자 또는 자원봉사자와 간단한 인터뷰라도 하려면 미리 신청서를 작성해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다.

   1980년 모스크바 대회 이후 하계올림픽으로는 28년 만에 사회주의 국가에서 열리는 터라 이전 대회에서 보지 못한 생소한 광경 중 하나다.

   그러나 베이징 시민들은 건국 후 최대 행사에 마냥 들뜬 분위기다.

   베이징 시내를 도는 관광버스는 선수촌을 관광명소로 택해 선수촌 앞에서 방향을 돌린 뒤 다음 코스로 이동한다. 관광객들은 바깥으로 내릴 수도 없는 처지지만 카메라를 꺼내 들고 창밖 선수촌 입구를 찍기에 바빴다.

   선수촌에서 만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장리 기자는 "중국 선수단이 28일 가장 먼저 입촌했지만 선수들이 거의 들어오지 않아 썰렁하다"면서 "한국 등 여러 나라들이 조만간 입촌식을 갖고 정식으로 선수촌에 둥지를 틀면 올림픽 분위기가 무르익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