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가 2008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하는 자사 소속 미국 수영 대표 선수들에게 경쟁사인 스피도의 새 수영복 '레이저 레이서' 착용을 이례적으로 허용했다고 AP 통신이 31일(한국시간) 보도했다.

   딘 스토이어 나이키 대변인은 "이달 초 열린 미국 수영대표 선발전에 이어 올림픽에서도 나이키 소속 선수 4명이 스피도 수영복을 입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스토이어 대변인은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그동안 선수들이 훈련해온 목적이었고 그들의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선수들의 경기력과 목표를 가장 우선시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소속 선수들의 계약과 관련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나이키가 올림픽에서 경쟁사 제품 착용을 허용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스피도의 새 수영복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반증이다. 스피도가 지난 2월 베이징올림픽을 겨냥해 레이저 레이서를 출시한 뒤 이를 입은 선수들이 각종 대회에서 수십개의 세계 기록을 쏟아냈다.

   당연히 스피도가 아닌 다른 업체와 계약돼 있는 선수들은 올림픽에서 스피도 수영복을 입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끊임없이 요청해왔다.

   이탈리아 수영대표팀의 한 코치는 스피도의 새 수영복이 '기술적인 도핑'이라며 국제수영연맹(FIFA)이 이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으며, 미국의 수영복 제조업체 TYR은 미국수영연맹과 후원계약을 한 스피도가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있다며 스피도를 고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