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인천시청을 출발했던 '제8회 인천바로알기 종주단원' 120여명이 6박7일 동안 170㎞ 구간을 무사히 걷고, 지난 2일 인천시청에 입성했다. 땀에 흠뻑 젖은 겉모습은 지칠 대로 지쳐 있었지만, 단원들의 눈빛만큼은 형형했다. 단원들은 특히 막판 스퍼트를 해야 하는 주말 구간을 힘에 겨워했다. 이런저런 얘기도 많았다.

○…이번 대회가 세 번째 참여라는 우천제(17·신송고 2년)군은 "대학생이 되면 팀장으로 다시 오겠다"며 고3이 되는 내년도엔 쉬고, 대학생이 돼 네 번째 참가하겠다고 당찬 포부.

그는 종주 마지막 날에도 다년간의 경험 때문인지 여유있는 모습. 점심식사 때에는 부식으로 나온 수박화채를 참가자들에게 직접 나눠주는 여유.

우군은 "이번 대회도 잘 마무리한 것 같아 다행"이라며 "고3이 되는 내년엔 참가가 어렵겠지만 대학생이 되면 꼭 다시 참가하겠다"고 다짐.

○…"끝나면 인터넷 하고 싶어요."

종주 마지막 날인 지난 2일 정현승(16·인명여고 1년)양은 끝나면 인터넷으로 미니홈피를 먼저 하고 싶다며 웃음. 정양은 "매일 미니홈피를 관리해 왔는데, 일주일 동안 하지 못해 미치겠다"며 "끝나면 제일 먼저 컴퓨터를 켤 것"이라고 강조. 그는 또 전날 밤 장기자랑에서 1등으로 탄 2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 중 절반은 미니홈피를 꾸미는 데 쓰겠다고 설명. 그러면서도 정양은 "밀린 수학학원 진도가 걱정"이라며 여느 고등학생과 마찬가지로 학업차질에 대한 걱정.

○…이번 종주단의 최고령 참가자인 손병채(65)씨는 "인천을 깨물어 맛 본 듯한 느낌이었다"고 완주 느낌을 설명.

손씨는 "인천의 맛은 어릴 적 어머니께서 해 주시던 묵은지 같은 맛"이라며 "이번 종주가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강조.

그는 "인천에 살면서 그 동안 인천을 많이 몰랐던 것 같아 참가하게 됐는데, 목적을 이룬 것 같다"며 웃음.

○…2002년 2회 종주대회에 참가했던 당시 인하부고 학생이 6년이 지난 올 여름 종주 구간인 중구 용유해변에서 늠름한 군생활을 하고 있어 눈길.

인천 중부경찰서 방범순찰대 소속 상경 장경기(23)씨는 지난 1일 종주단원들이 용유해변으로 들어오자 반갑게 이들과 악수.

장씨는 용유파출소에 파견나와 근무를 하고 있던 도중 종주단이 용유해변으로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해변까지 달려나와 안면이 있는 이동렬 단장과 종주단원을 맞으며 함박웃음.

홍익대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장씨는 "대학 입학 면접과 의경 훈련 등 어려운 고비가 있을 때마다 종주에 참가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내년 제대하고 나면 종주에 다시 꼭 참가하겠다"고 다짐.

○…"계양산이랑 마리산 오를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경기도 수원에서 같은 학교 친구 10여명과 함께 인천바로알기종주에 참가한 박세용(14·산남중 1년)군은 "계양산이랑 마리산을 오를 때 가장 힘들었다"고 설명.

박군은 계양산에선 돌이 많아 걷기가 힘들었고, 마리산에선 끝없는 계단에 기가 질렸다고 강조. 그러면서도 그는 힘들지만 힙합도 배우고 친구들을 사귀면서 재미있었다고 웃음.

박군은 "수원에 살아서 인천에 올 기회가 적었는데, 이번 종주를 통해 인천에 대해 많이 알게 된 것 같다"며 자랑.

○…인천바로알기종주 참가자들의 식사를 책임진 박영호(51)씨는 단원들이 종주 마지막 식사를 마친 뒤 "학생들이 잘 먹어줘 다행"이라고 설명.

박씨는 "걷는데 지친 학생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달래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며 "별 탈 없이 끝까지 와줘 감사하다"고 거듭 감사표시.

그는 "얼마 남지 않은 거리, 끝까지 잘 마무리 했으면 한다"며 종주단에 '파이팅'으로 격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