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강바닥에 폭발물이 이렇게 많이 널려 있을 줄이야…."

연천군 군남면 임진강 홍수조절지 건설 현장 근로자들은 포탄 크기와 색깔이 비슷한 돌덩이만 봐도 가슴이 철렁거린다.

지난해 10월 홍수조절지 착공 이전 사업현장 주변에서는 미확인 지뢰 탐색 및 불발탄 제거작업을 벌였고 인접 군부대의 도움을 받아 근로자 안전교육도 실시했다.

그러나 이후 물막이 작업을 마치고 하천 바닥에서 콘크리트용 골재를 수집하면서 그 속에 섞여나오는 포탄들은 현장 근로자들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포클레인이 하천에서 자갈과 모래를 한 줌 퍼올리다가 '꽝'하는 소리와 함께 중장비에 달린 버켓(바가지)이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크기가 큰 자갈만을 골라 분쇄기에 넣고 레미콘용 고운 골재를 만드는 작업중 원형 틀속에서 굉장한 폭음과 함께 기계가 산산조각나 공사 현장은 보름동안 보수작업을 벌이느라 일손을 놓아야 했다.

사업 현장에서 그동안 발견된 폭발물은 모두 60여발. 그 중에는 6·25한국전쟁때 미군 비행기가 투하한 것으로 추정되는 길이 1정도의 불발탄을 비롯해 홍수조절지 우측과 안월천 합류지점, 임진강 상부, 군초소 물탱크 등에서는 전쟁 당시 사용됐거나 유실된 포탄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사업장 근처에서 폭발물이 상당수 발견되면서 수몰지내 문화재 발굴조사를 앞두고 있는 수자원공사 관계자들도 걱정이 늘었다.

2010년까지 중면 횡산리 적석유구 및 건물지까지 10개소 72만5천500㎡의 시·발굴 대상지가 하천주변인데다 민통선 일대로 안전사고 위험이 항상 잠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자공측은 시·발굴전 폭발물 정밀작업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고성능 장비가 아니면 지하 30㎝이상 묻혀있는 위험물을 발견하기 어려워 문제 해결 에 고심하고 있다.

이에따라 군부대 지원을 먼저 고려하고 있는 수자공측은 여건이 어렵다면 사설업체를 통해서라도 안전을 중점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진중공업 김진석 현장소장은 "다른 현장에서는 기계 부주의 등 일상적인 안전교육이 주를 이뤘는데 임진강홍수조절지는 폭발물 취급 안전교육이 중요한 일상과제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