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영 (인천강화경찰서 교통관리계)
2004년 10월 가을볕이 좋은날쯤이 아닐까 싶다. 어릴적부터 꿈이었던 경찰 입문을 위해 당시 다니던 직장 상사인 과장님께 조심스럽게 사직이야기를 꺼냈었다.

"저 과장님! 여기 그만두고 경찰시험 준비를 하고싶습니다. 제 맘 아시죠?" 짧고도 명확한 어투로 뱉어버렸다. 그때 과장님이 잠시 생각하시더니 "미영씨가 첫 면접에서 꿈이 있다고 이야기 했을 때 언젠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그만둘 거라고 예상은 했었어. 그래도 워낙 패기 넘치고 다부져 보여 뽑았었지. 이왕 마음먹은 거 사람들한테 상처 준만큼 미영씬 꼭 해내야해." 왠지 모를 울컥한 마음에 사로잡혔다. 평소 꼼꼼하고 무뚝뚝하셨지만 항상 후배를 위해 좋은 조언과 비판도 서슴지 않으셨던 참 곧은 분, 결국 나의 갈 길을 미리 알고 계셨던 것이다.

회사를 그만두고 그 길로 노량진 고시원에 자리잡고 딱 2개월 내 자신을 매우 혹독하게 다루며 공부하는 동안 가족에게 연락하면서 과장님께도 꼭 한번씩 전화를 드렸고 그때마다 다정했지만 냉정하게 "알지? 우리한테 상처만 주고 간 미영씨 꼭 성공해서 나타나야 한다"고 하시면서 내가 약해질 때마다 비장한 각오를 다지게끔 힘을 주셨다. 그 이후 합격의 영광을 안게 되었고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요즘도 가끔 힘들 때 그분을 떠올리며 나도 누군가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당신도 옆에 있는 가족, 친구, 지인들에게 "힘내! 당신은 할 수 있어!"라는 든든한 말 한마디로 어제와 다른 오늘을 보낼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다면 훗날 그 사람의 인생이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