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의 옛날 이름은 메뚜기였다(바보새刊)'는 등단 이후 뚜렷한 현실 의식과 빛나는 서정성을 보여주고 있는 시인 김명수가 쓴 새롭고도 독특한 매력을 지닌 동화집이다. 김명수는 안산 시민문예대학 시창작부문 전임 강사와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본심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전체 5장, 총 72편으로 구성된 동화는 독립된 각각의 이야기로 읽힌다. 그러나 읽고 나면 전체의 이야기들이 하나로 이어져 우리가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만나는 '상황 속 문제'들로 연결되어 있고,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사물과 교감하게 하며 그로 인해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일상을 규명하고 그 실체를 터득하게 만든다.

때로는 화두만을 던지고, 때로는 상황만을 제시하고 또 의문을 던지면서 지금껏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형식의 이야기는 우리의 예측을 벗어나게 한다. 독자들은 이야기 속에서 아주 단순하면서도 신비스러운 것들을 접하게 된다. 예컨대 양말을 신은 새들이 나오고 거인과 난쟁이가 함께 사는 섬이 나온다. 그리고 알을 낳는 돼지, 하늘을 나는 고기가 등장한다. 이들 이야기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고, 시간과 공간의 경계 또한 허물며 일상과 상상의 세계에 새로운 질서를 만든다.

오랜 사색의 정련과정을 거쳐 우리에게 선보이는 이 동화집은 시인의 빛나는 언어와 상상력을 통해 우리로 하여금 삶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규명하게 하고 있다. 이 동화집은 시인의 그림을 포함하여 뛰어난 상상력을 보이는 신예 화가 김정명 씨의 삽화들을 곁들여 이 책만의 고유한 매력을 내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