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녀 양궁이 또다시 올림픽 하늘에 애국가를 울렸다. 남녀 동반 금메달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래 세번째다. 그렇다면 한국 양궁은 왜 강할까. 이에 대한 설명으로는 "타고났다"는 것부터 "젓가락을 사용하다 보니까 손 기술이 좋다"는 등 의견이 분분하지만 전문가들은 활을 쏘기 시작하는 시기, 정신력, 피 말리는 경쟁 등을 꼽는다.

한국과 외국의 가장 큰 차이는 처음 활을 잡는 시점이다. 초등학교 4∼5학년 때부터 양궁부에서 활을 쏘는 반면 외국 선수들은 대부분 만 16세 이후에야 활을 만진다. 또 양궁에 필요한 기본 골격과 자세가 중학교 시절 대부분 형성되지만 외국 선수들은 뒤늦게 활쏘기를 시작해 그만큼 늦다는 점.

정신력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양궁은 자신의 마음의 평정을 스스로 유지해야 하는 종목"이라면서 "한국은 어릴 때부터 무슨 일이 있어도 흥분하지 않고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이 돼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한국 특유의 피 말리는 경쟁도 빼놓을 수 없다. 이탈리아는 10년 가까이 여자는 나탈리아 발리바(39), 남자는 일라리오 디 부오(43)가 국제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애틀랜타대회부터 3회 연속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두 개나 목에 건 장용호(32·예천군청)나 2000년 시드니와 2004년 아테네에서 금메달 3개를 딴 윤미진(24·수원시청)도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6개월에 걸친 긴 국가대표 선발 레이스는 올림픽 대표를 걸러내는 마지막 관문인 셈이다. 게다가 남녀 엘리트 선수 중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친 남녀 3명씩 6명을 대상으로 외국인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정신력 훈련을 시키고, 매일 밤 11시까지 활을 쏘게 하니 단체전 금메달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