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 공동 입장 무산, 그래도 우리는 하나'.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처음으로 한반도기가 펄럭였다.

유도 경기가 열린 11일 베이징 과학기술대학 체육관. 독도가 선명하게 새겨진 한반도기는 남자 73㎏급에 출전한 왕기춘(용인대)과 김철수, 여자 57㎏급의 강신영(수서경찰서)과 계순희 등 남북 선수들이 출전한 경기에선 어김없이 펄럭이며 응원을 이끌었다.

본부석 건너편 2층 스탠드에 자리한 '2008 베이징올림픽 코리아응원단' 70여명은 한반도기 수기를 손에 들고 '우리는 하나다' '조국통일' '김철수 잘해라'를 외치며 16강전에 나선 북한의 김철수를 응원했다. 곧이어 8강전을 위해 왕기춘이 매트 위에 등장하자 이번에는 '대~한민국'으로 구호를 바꿨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 모집한 이날의 응원단은 4박5일 일정으로 10일 중국을 방문, 친황다오에서 열린 한국과 이탈리아의 축구 경기를 응원한 뒤 이날 유도장을 찾은 것. 이들은 다시 톈진으로 이동해 북한 여자축구 경기를 관전하고 13일 한국 여자 핸드볼 선수들을 응원한 뒤 14일 한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응원단 운영을 맡은 함장현 한겨레통일문화재단 간사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아홉 차례나 이어졌던 개막식 남북 공동 입장이 무산돼 안타깝다. 남북이 한 핏줄 한 민족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뜻깊은 자리였다"고 의미를 부여한 뒤 "남북이 똑같이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독도가 새겨진 한반도기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