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년 전만 해도 까까머리 고등학생이었던 왕기춘은 대학 신입생이던 지난해 3월 당시 73㎏급을 양분하고 있던 이원희(27)와 김재범(23·이상 KRA)을 연파하는 등 말 그대로 '될 성 부른 나무'로 성장했다. 1988년 9월 13일 생으로 아직 만 20세도 되지 않은 왕기춘은 베이징올림픽 출전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이원희와 비교해도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제패를 3년이나 일찍 해냈다.
따라서 은메달에 그쳤지만 자기 관리만 충실히 할 경우 한국 유도의 간판으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유도계는 기대하고 있다. 올림픽에서 3회 연속 우승을 해낸 선수가 2004년 아테네 대회 남자 60㎏급 노무라 다다히로(일본)가 유일한데 왕기춘은 2012년 런던은 물론, 2016년 올림픽에도 28세 팔팔한 나이로 출전할 수 있다.
탁월한 유연성이 최대 장점인 왕기춘은 몸이 유연하다 보니 상대 기술에 걸려도 빠져나가는 기술이 탁월하다. 다만 3회전에서 레안드로 길레이로(브라질) 전에서 나온 것처럼 확실한 한판 기술이 부족해 종종 연장전까지 끌려들어가는 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