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선수들과 한국팀을 응원하고 싶은데 표가 없어요."

베이징올림픽이 '암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BOCOG)는 "입장권 680만장이 모두 팔렸다"고 공표했지만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일부 인기종목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경기장 관중석이 상당수 비어 있다.

매진된 입장권들 중 일부는 '암표'로 둔갑한 것이다.

14일 베이징올림픽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핸드볼 한국과 아이슬란드의 경기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인천시 체육회 관계자는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전국소년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인천의 체육 꿈나무들과 올림픽 참관을 위해 지난 13일 3박4일 일정으로 베이징을 방문한 이 관계자는 "현재 입장권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은 암표구입 뿐인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포기했다"고 했다. 전날 올림픽그린 양궁장에서 펼쳐진 남자 양궁 개인전 예선을 관람했던 학생들은 14일 복싱 경기를 참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펼쳐질 복싱 웰터급에는 출전하는 한국 선수가 없는 관계로 '암표'를 구입해서라도 한국팀이 출전하는 남자 핸드볼 경기를 보기 위해 암표를 알아본 것.

결국 이들은 베이징 시내 관광을 다녔다. 반면 이날 핸드볼 경기가 열린 베이징올림픽스포츠센터 체육관의 20~30% 정도는 비어 있었다.

회사 직원들과 경기장을 찾았다는 이모씨는 "30위안(약 4천500원)짜리 표를 500위안(약 7만5천원) 달라고 해서 구매했는데, 주위에서 '정말 싸게 샀다'고 부러운 눈길을 보내더라"면서 "주변에는 공안(公安) 요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있었지만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모습은 최근 베이징의 올림픽 경기장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최근 관중석이 비면서 올림픽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BOCOG 측에 대책 마련을 촉구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