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전쟁(6·25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3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천원(미화 67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천863만원(2만45달러)에 달했다. 올해 예상치인 1천900만원을 감안할 경우 55년만에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배'를 훌쩍 넘어서게 된 셈이다. 가난과 전쟁에 허덕이던 대한민국이 이제 세계 12대 교역국으로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엄청난 경제적인 발전(수치상)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여전히 '후진국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최근 한국사회학회가 조사한 '한국인의 삶에 대한 생각'을 보면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줄어들었고, 행복의 첫번째 조건으로 '돈'이 등장했다.
행복하다고 응답한 사람이 74.7%, 행복하지 않다는 응답이 24.1%로 나타났지만 7년전 조사에 비해 행복하다는 사람은 줄어들었고 행복하지 않다는 사람은 늘어났다.
특히 행복의 조건에서 7년전에는 '건강'과 '가족'을 우선 손꼽았지만 이번에는 첫번째로 돈을 꼽아 행복의 조건에 '건강'보다 '돈'을 우선시 하고 있는 한국인의 슬픈(?) 자화상을 보여주고 있다. 조사에서는 또 지금이 10년전보다 살기가 어려워졌고 심지어는 다시 태어날 경우 한국인으로 태어나고 싶다는 사람이 10명중 6명이 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는 20대 여성의 경우 절반 가까운 48.5%가 다시는 한국인이 되지 않겠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한국인의 행복지수도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06년 영국의 한 경제단체와 한 대학측이 발표한 행복지수(HPI:Happy Planet Index)에서 세계 178개국중 우리나라는 똑 같이 하위권인 102위를 차지했다.
대한민국에서는 지금 IMF이후 극심한 사회 양극화와 함께 '돈을 벌어도 행복하지 않고, 행복을 위해 또 돈에 집착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아이들은 '행복'을 쫓기위해 유치원때부터 영어조기교육과 대학입시에 내몰리고 있고 어른들은 최소한의 '행복'이라도 지키기 위해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제는 행복경제학에서 말하는 '경제가 성장해도 국민은 불행해질 수 있다'는 역설을 다시 한번 곱씹어봐야 할 시기가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15 경축사에서 '개인의 행복'을 정책의 중심에 두는 국가경영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소득이 적더라도 생활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하겠으며 '국민성공시대'를 넘어서 '국민행복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행복하세요'란 질문에 자신있게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