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핸드볼 대표팀이 유럽의 강호 스페인에 덜미를 잡혀 20년 만의 메달 꿈을 접었다.
김태훈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0일 저녁 중국 베이징 올림픽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펼쳐진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핸드볼 8강전에서 스페인에 24-29, 5점 차로 패했다.
한국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8전 전패로 열세였던 스페인을 이번에도 넘어서지 못하며 5-8위 결정전으로 떨어졌다.
한국은 앞선 경기에서 아이슬란드에 패한 폴란드와 22일 국가실내체육관으로 자리를 옮겨 5-8위 결정전을 치른다.
남자핸드볼 4강은 프랑스-크로아티아, 아이슬란드-스페인의 대결로 압축됐다.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 숨 돌릴 틈 없이 팽팽한 접전이 계속됐다. 한국이 1골을 넣으면 스페인이 1골을 따라왔고, 스페인에 1골을 뒤지면 한국도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따라갔다.
전반에만 무려 동점이 13차례나 나왔다. 한국의 2분 퇴장이 1번이었던 반면 스페인 2분 퇴장이 3번이나 됐는데도 점수를 벌리지 못한 게 두고두고 아쉬웠다.
한국은 전반 막판 13-14로 뒤진 상황에서 정의경과 고경수의 외곽포가 연달아 상대 골키퍼에 막히며 전세를 뒤집지 못하고 후반을 맞았다.
숨막히는 접전은 후반 들어서도 이어졌다. 한국이 정수영의 속공으로 균형을 맞췄지만 곧바로 상대 외곽포에 당했다.
백원철이 후반 2분부터 4분 동안 3골을 몰아넣으며 활약했지만 스페인도 꼬박꼬박 따라왔다.
한국에 패색이 감돈 것은 후반 7분부터였다.
17-18로 1점 뒤진 상황에서 이재우의 돌파 슈팅이 오버스텝으로 판정나면서 상대에게 속공을 허용했고 이날 경기에서 처음으로 17-19, 2점 차로 점수가 벌어졌다.
이후 한국은 더 이상 점수를 좁히지 못했다. 수비벽이 무너지면서 스페인 라이트윙 라울 로카스에게 연속으로 2골을 허용하는 등 순식간에 5골을 내줬다. 경기 종료를 10분 남기고 점수는 17-24, 7점 차로 벌어졌다.
한번 막히니 공격의 활로도 잘 뚫리지 않았다. 패스 플레이는 제대로 나오지 않았고 상대의 강한 수비벽에 막혀 돌파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외곽포는 스페인 수문장 다비드 바루페트에게 계속 막혔다.
경기 종료를 7분 남긴 후반 23분 한국은 18-26, 8점 차까지 뒤져 더 이상 따라갈 힘을 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