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소식을 듣는 순간 눈물이 왈칵했다. 하루 15시간 선수들을 만난게 믿음을 준 것 같다."

21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뽑힌 문대성(32·동아대 교수)은 당선 소식을 태권도 경기가 치러진 베이징 과기대 체육관에서 접했다. 방송 해설위원으로 임수정(22·경희대)의 여자 57㎏급 경기를 중계해야 했기 때문이다.

한국인 최초 IOC 선수위원이라는 영예를 안은 그는 그동안 힘들었던 선거운동을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자는 시간을 빼고 하루 15시간 땡볕에서 선수들을 만나고 부딪혔다. 완벽하지 않은 영어로 한 표를 호소하느라 이상한 이야기까지 들어야 했다"면서 감격에 겨워했다.

문대성은 특히 "아시아 선수 최초로, 그리고 최다 득표로 당선이 됐다. 전혀 불가능한 도전이라고 했고 나도 4등만이라도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아테네올림픽때 금메달을 땄을 때처럼 전세계에 한 방을 먹인 것 같다"고 기쁨을 전했다.

당선을 확신한 건 선거운동을 시작한 지 열흘여가 되면서부터다. 선수촌 식당 앞에서 태권도복을 입고 선수들을 만났던 그는 "각국 코치와 선수들이 처음에 이상하게 봤지만 나중에는 나를 끌어안고 진심으로 지지해줬다. 고생하는 모습을 본 선수들이 자신들을 대변할 수 있는 일꾼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국제스포츠계가 움직이고 있지만 아시아는 물론 아프리카 선수들의 권익도 대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한국 스포츠 발전에도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문대성은 인천 구월초→구월중을 졸업한 뒤 리라공고→동아대→용인대 대학원을 나와 99년 6월 캐나다 세계선수권 헤비급, 2002부산아시안게임 헤비급을 제패하며 중량급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올림픽개최지 투표권 가져"

■ IOC 선수위원이란?

선수 위원은 IOC 선수분과위원회에 소속되지만 모든 권한은 일반 IOC위원과 똑같다. 동·하계 올림픽 개최지 및 올림픽 종목 결정 투표권 등을 갖는 등 국제스포츠계에서 막강한 힘을 행사한다. 임기는 8년이다. IOC 선수분과위원은 총 19명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15명만 IOC위원 자격을 얻는다. 문대성의 경우처럼 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투표로 뽑는 선출직 위원 12명(하계종목 8명+동계종목 4명)은 자동으로 IOC위원 자격을 갖는다. IOC위원장이 대륙별·성별·종목별로 안배해 지명하는 나머지 7명의 선수분과위원 중 3명에게 추가로 IOC위원 자격이 부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