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이 베이징올림픽에서 첫 우승 신화를 창조했고, 태권도는 네 종목을 모두 휩쓸며 대회 막바지를 장식했다.

한국은 23일 베이징 우커송야구장에서 열린 야구 결승전에서 선발 류현진의 호투와 이승엽의 투런홈런을 앞세워 쿠바에 3-2로 신승,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최하위인 8위, 2000년 시드니 대회 동메달을 따낸 한국 야구는 이번 대회 예선부터 결승까지 9전 9승의 '퍼펙트'게임으로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이날 결승에서 한국은 1회 '라이온킹' 이승엽의 선제 2점 홈런으로 기선을 잡았다.

전날 준결승 8회 마지막 타석에서 역전 투런포를 뽑아낸 이승엽은 1회초 이용규가 중전 안타로 만든 2사 1루 찬스에서 쿠바 선발투수 노베르토 곤잘레스의 4구째 바깥쪽 직구를 밀어쳐 왼쪽 펜스를 넘겼다. 쿠바의 마이클 엔리케스의 솔로포에 2-1이 된 한국은 7회 2사 1, 2루 찬스에서 이용규의 2루타로 3-1로 달아났다.

2-3까지 쫓긴 한국은 9회말 1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소방수 정대현이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잡아내 극적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국 선발 류현진은 8과 3분의1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5안타(2홈런), 2실점으로 막고 15일 캐나다전 완봉승에 이어 감격스런 승리 투수 영예를 안았다.

태권도에선 22일 태권도 여자 67㎏급 황경선에 이어 23일 남자 80㎏급 차동민(이상 한체대)이 금빛 발차기로 출전 네 종목 모두 금메달 낭보를 전했다.

차동민은 결승에서 알렉산드로스 니콜라이디스(그리스)를 5-4로 힘겹게 물리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태권도 80㎏이상급이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시드니 대회 김경훈부터 문대성(아테네)에 이어 차동민까지 3회 연속 정상을 지켰으며 태권도 출전 종목 싹쓸이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편파 판정 논란 속에 3~4위 결정전으로 밀린 여자 핸드볼은 헝가리를 33-28, 5점 차로 꺾고 값진 동메달을 따내며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1984년부터 7회 연속으로 올림픽 무대에 선 여자핸드볼은 역대 대회에서 금 2개, 은 3개 , 동메달 1개를 따내며 '메달 박스' 명성을 이어갔다.

이밖에 남자 마라톤에선 기대주 이명승(29·삼성전자)이 2시간 14분37초로 18위에 올라 이날 출전한 한국 선수 3명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8·삼성전자)는 2시간17분56초로 28위에 그쳤고 김이용(35·대우자동차판매)은 2시간23분57초로 50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