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성시 장안면 일대 공장들의 불법 배수로 시설로 인해 농민들의 피해가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28일 장안면 덕다리 한 공장 건립 부지 배수로에서 나온 흙탕물이 농지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전두현기자 dhjeon@kyeongin.com
화성시 장안취수장에서 우정읍· 장안면 일대 15.5㎢ 농지에 물을 공급하는 농업용 수로가 인근 공장에서 불법으로 연결된 배수로를 통해 하수가 유입되면서 농경지들이 무방비로 오염되고 있다. 수로 관리주체인 한국농촌공사측은 불법 배수로 연결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한채 단속책임을 화성시에만 떠넘기고 있어 농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28일 화성시와 장안면 지역 농가들에 따르면 최근 장안면 독정리 지역에 들어선 공장들이 장안취수장에서 이 일대 농가로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농수로에 배수구를 무단 연결, 하수를 몰래 유출하고 있다. 공장·제조장 등의 배수구는 반드시 하천 등지로만 연결해야 하지만 이들 공장은 허가당시엔 인근 하천이나 남양호로 배수구를 놓는다고 한뒤 실제로는 공사비등을 줄이기 위해 가까운 농수로에 배수관을 연결시켰다.

실제로 장안면 장안리 고잔부락 농업용수로의 경우 인근 주방용품 생산업체인 A사가 수로 벽면에 배수관로를 무단 연결, 하수를 방류하는 바람에 수로 대부분이 시커먼 구정물과 토사로 오염된 상태다. A사는 지난해 5월 공장허가 당시엔 인근 새랭이천으로 배수 계획을 세웠었다.

주민 B(58)씨는 "농촌공사가 농림지역 바로옆에 공장이 들어설수 있도록 협의해 줘 놓고 농경지로 물이 흘러드는 농수로 오염문제에는 뒷짐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독정리 박봉산 부근 농업용수로 역시 농림지역 바로 옆 임야에 50여곳의 공장이 들어선데 이어 C자동차 부품업체 등 몇몇 공장들이 농수로를 가로질러 훼손한 뒤 배수시설을 설치, 농민들은 양수기를 연결해 논에 물을 대고 있는 실정이다.

각 농수로로 연결되는 대수로 역시 공장에서 연결된 배수로의 '침입'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취수장에서 5㎞가량 길이로 연결된 덕다리 지역 대수로는 지난해 10월부터 인근지역에 건축중인 공장부지에서 배수관이 연결중이어서 수로 오염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농업기반시설을 담당하는 농촌공사는 대책은커녕 공장과 용수로 실상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하고 있다.

농촌공사 화성·수원지사 유지관리팀 측은 "농촌공사는 관련 협의만 해 줄 뿐 환경오염 현황 파악 및 단속, 고발 등은 시에서 할 일로, 조만간 해당 업체를 시에 통보하겠다"면서도 취재가 시작되자 현장조사를 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