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시청률조사회사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와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에덴의 동쪽'의 2일 전국평균 가구시청률은 나란히 17.8%를 기록, 월화 드라마 최강자로 군림하던 '식객'의 시청률을 20%대에서 10% 대로 끌어내렸다.
허영만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식객'은 최근 20%대의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했으나 이날 19.1%(TNS미디어코리아)와 19.3%(이하 AGB닐슨미디어리서치)로 내려앉았다. 동시간대의 또 다른 드라마인 KBS 2TV '연애결혼'의 이날 시청률은 5.7%에 그쳤다.
2일 전파를 탄 '에덴의 동쪽'의 방송분이 아직 4회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승세는 상당히 놀랍다.
이 드라마는 지난달 26일 1, 2회가 연속 편성되는 '특혜'를 누렸지만 평균 시청률은 11.2%에 그쳐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3회에서 15.5%로 훌쩍 뛰어 오르더니 2일에는 20%에 육박하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1~4회에서는 송승헌, 연정훈, 한지혜, 이다해 등 주인공을 맡은 청춘 스타들이 본격 등장하지 않은 불리한 여건 아래 아역과 중견 배우들이 극을 이끌어가며 선전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또 이 드라마는 전작인 '밤이면 밤마다'가 10.2%의 저조한 시청률로 종영해 '전작의 후광'도 거의 입지 못했다.
50부작으로 펼쳐지며 1960년대부터 2000년대를 아우를 시대극인 이 드라마는 피가 섞이지 않은 '형제'인 이동철(송승헌 분)과 이동욱(연정훈 분)의 우정과 경쟁이 줄거리의 뼈대를 이룬다.
탄광촌을 배경으로 이동철은 아버지의 원수인 신태환(조민기 분)에게 복수하기 위해 인생을 걸고, 이동욱은 신태환의 친아들이지만 같은 병원에서 동시에 태어난 신명훈(박해진 분)과 뒤바뀌는 바람에 이동철의 '동생'으로 성장한다.
드라마는 1~4회에서 이동철의 아버지(이종원 분)가 신태환의 계략에 말려 죽음을 맞고 이동철이 복수를 다짐하는 강렬한 이야기를 통해 '스토리가 고전적'이라는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오히려 어두운 시대 배경을 출발점으로 삼는다는 점을 장점으로 적극 활용해 선 굵은 드라마라는 평가를 끌어내고 있다.
특히 주연 배우들의 열연이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 이동철의 어머니 이미숙은 탄광촌의 억척스러운 어머니 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펼쳤다. 남편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누르면서 자존심을 지켜가는 감정 연기를 소화했다.
송승헌의 아역을 맡은 김범은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의 코믹한 연기를 넘어 묵직한 내면연기를 펼쳐내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억울하게 죽은 아버지를 대신해 가족을 지켜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줬고, 동생 대신 죄를 뒤집어쓰고 소년원에 들어가는 등의 장면에서는 두둑한 '배짱 연기'를 펼쳤다.
드라마 홈페이지의 시청자의견난에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김윤태 씨는 "제대로 된 드라마가 탄생한 것 같다"고 칭찬했고, 최선아 씨는 "김범은 코믹 연기를 벗어난 연기를 잘하고 있고, 이미숙 씨의 연기에는 연륜이 배어나온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