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부시의 한 대형마트 비상구 내부에 설치된 소화전이 적치된 상품판매대에 가려져 있다.

최근 경기도가 추석을 앞두고 다중 업소에 대한 소방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북부 지역의 일부 대형마트와 쇼핑몰 곳곳이 소방안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 그러나 정작 소방안전 점검을 실시한 관할 소방서는 지적사항이 전혀 없다고 밝혀 '수박 겉핥기'식 점검으로 전락하고 있다.

경기도 제2소방재난본부는 지난 1일부터 추석를 전후해 귀성객들의 이동과 다중업소 이용의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이들 시설에 대한 소방안전대책을 추진, 불법 행위 집중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단속의 중점은 비상구 폐쇄 및 주변에 물건을 쌓아두는 행위, 기타 피난·방화시설 용도에 장애를 주는 행위 등이며, 이를 위반한 업소는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받게 된다.

그러나 지난 한 주 동안 경기북부 지역의 일부 대형마트와 쇼핑몰을 확인한 결과, 비상구 및 방화·피난시설에 대한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7일 추석을 앞둔 주말을 맞아 의정부시 신곡동 H마트 주차장은 발디딜 틈도 없이 차량들로 넘쳐났다. 일부 주차를 하지 못한 차량들은 주차금지 구역인 소화전 앞에 버젓이 주차를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1층 패션몰 일부 매장은 화재 발생시 방화셔터가 내려오는 '방화셔터라인'이 지켜지지 않고 있었으며, 2층 식품·일용잡화 매장의 '직원전용 공간'으로 사용되는 비상구안에는 이동식 시식대가 양쪽으로 적치돼 있었다. 시식대를 앞쪽으로 걷어내자 뿌연 먼지가 쌓인 소화전이 나타났다. 비슷한 시간 인근 용현동과 장암동의 L마트도 상황은 마찬가지. 한 비상구는 잠겨져 있는가 하면, 방화셔터라인 정중앙에 이동식 상품판매대가 위치한 곳도 있었다.

이밖에 고양시 행신동의 S패션몰의 지하주차장에도 추석 선물세트와 대형 냉장고가 방치돼 있는 등 경기북부지역의 일부 다중업소의 소방안전에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대해 의정부 H마트 관계자는 "현재 건물 증축과 내부 리모델링 공사로 인부들이 비상구에 물건을 쌓아둔 것 같아 즉시 철거를 지시했다"며 "지난 주 관할소방서와 시청 지역경제과에서 소방안전점검을 나왔지만, 특별히 지적받은 사항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의정부소방서 관계자는 "소방안전 점검을 실시하는 안전지도팀이 현장에서 점검하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면서 "11일까지 집중점검 기간이 연장돼 재점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