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옷은 시즌이 지나서 못 팔고 날씨가 너무 더워 가을 옷은 안 팔리니 답답한 마음뿐입니다."

연일 30도를 오르내리는 초가을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가을의류 매출이 급감하자 유통업체들마다 대책을 마련하는 등 골머리를 앓고 있다.

16일 경기도 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백화점을 비롯해 대형마트, 아웃렛, 로드숍 매장 등의 가을의류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10~40%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고가의 의류보다는 중·저가 의류 매출액이 급감했고 특히 10~20대들이 즐겨 입는 캐주얼은 50% 이상 줄었다"고 밝혔다.

가을의류 매출이 급감하자 중·저가 로드숍과 아웃렛 매장들은 10월 중순께나 이뤄지던 신상품 세일을 한 달 정도 앞당겨 시작했고 종전 20~30%이던 이월상품 할인율도 최대 50%까지 높이는 등 매출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백화점들도 매출 끌어올리기에 나서기는 마찬가지다.

도내 대부분의 백화점 매장에서는 가을 정기세일이 아직 보름 정도 남았지만 현금결제는 10~20%, 카드결제는 5~10% 할인율을 적용, 사실상 세일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신상품 가을의류까지 조기세일에 돌입한 것은 업체들이 매출부진으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자금회전에 나서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수원의 한 아웃렛 관계자는 "이른 추석으로 인해 아동복만도 10~20% 줄었고, 다른 의류매장은 30% 이상 매출이 급감했다"며 "더운 날씨가 지속되면 가을의류를 포기하고 겨울의류 입점을 앞당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