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바람의 나라', MBC TV '베토벤 바이러스'에 이어 SBS TV '바람의 화원'(극본 이은영, 연출 장태유)이 가을 지상파 TV 수목 드라마 대전에 뛰어든다.

   '워킹맘' 후속으로 24일 첫선을 보이는 '바람의 화원'은 이정명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20부작 드라마. 톱스타 박신양(40)과 문근영(21)이 조선 시대 천재 화가 김홍도와 신윤복으로 환생해 그림의 세계로 시청자들을 안내한다.


   17일 오후 서초동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바람의 화원' 제작발표회에서 SBS 드라마국 허웅 책임프로듀서는 "'바람의 화원'은 단순한 드라마 아니다. 예술로 승화된 작품"이라며 "시청자들은 드라마 홍수 속에서 고급스러움을 향유할 권리와 자격이 있다. 그런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만들었다"고 밝혔다.

   연출을 맡은 장태유 PD는 "18세기 천재화가 김홍도와 신윤복의 사랑과 예술, 미스터리에 관한 드라마"라고 밝혔다.

   장 PD는 "그림은 영화나 드라마로 되기 어려운 소재다. 다이내믹하거나 액티브하지 않아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데 이것을 잘 풀어낸 원작이 있어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박신양과 '쩐의 전쟁'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그는 "전작 때문이 아니라 원작을 읽고 난 뒤 김홍도 역에 박신양 씨가 바로 떠올라 제안을 했다. 이미지가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995년 영화 '유리'로 데뷔한 뒤 13년 만에 처음으로 갓 쓰고 도포를 입는 박신양은 "원작 소설은 상상력을 자극시켜주는 훌륭한 기획"이라며 "멋진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드라마를 촬영하며 죽을 고비를 넘겼다. 하마터면 폭포 밑으로 떨어질 뻔 했던 것.

   박신양은 "극 초반 호랑이에게 쫓겨 도망가는 장면을 촬영하다 60m 길이의 폭포 밑으로 떨어질 뻔 했다. 전속력으로 달리다가 바위에 걸려 넘어졌는데 잠깐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장태유 PD는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순식간에 배우가 시야에서 사라졌는데 우리는 정말 폭포 밑으로 떨어진 줄 알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박신양의 일본 팬들이 학 1만1천800마리를 접어 제작사 드라마하우스에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2001년 KBS 2TV '명성황후'에서 명성황후의 아역을 연기한 후 7년 만에 성인으로 사극에 도전하는 문근영은 "신윤복 연기하면서 그림보다 달리기 실력이 늘었다. 극중에서 굉장히 많이 뛴다. 슬퍼도 뛰고, 화가 나도 뛰고 하루 종일 뛴다. 드라마 끝나면 마라톤 선수가 될 것 같다"며 웃었다.

   탐욕적인 거상 김조년 역을 맡은 류승룡은 "3월부터 그림을 배우는 등 모두가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 한 장면 한 장면 영화보다 더 정성을 기울이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의학 드라마에서는 수술 하는 장면이 제일 오래 걸리듯 우리 드라마는 그림 그리는 장면을 길게는 3박4일이 걸릴 정도, 짧으면 6시간 걸릴 정도로 가장 심혈을 기울여 촬영한다. 이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잘 보시면 그림에 대한 감식안이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