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추석 성수기가 지난 10월 극장가에 크고 작은 영화들이 대거 개봉 대기 중이다.

   18일 영화 업계에 따르면 10월 개봉 예정인 영화들은 모두 40편에 육박한다.

   우선 한국 영화로는 '모던보이'ㆍ'고고70'(이상 2일 개봉), '비몽'(9일), '미쓰 홍당무'(16일), '아내가 결혼했다'(23일) 등 10여편이다.
한국영화 개봉 라인업 중에는 문소리 주연의 '사과'(16일)와 이동욱과 유진이 호흡을 맞추는 '그 남자의 책 198쪽'(23일), 재희 주연의 '맨데이트:신이 주신 임무'(10월 중 개봉), 독립영화 '여름, 속삭임'(16일) 등도 포함돼 있으며 한국이 공동제작하거나 한국 배우가 참여한 '도쿄!'(10월 중 개봉)와 '너를 잊지 않을거야'(30일)도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개봉작이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외화들은 대규모보다는 중간 이하의 배급규모로 관객들을 만난다. '바빌론 AD'(2일)'와 '남주기 아까운 그녀'(9일), '바디 오브 라이즈'(23일), '눈먼자들의 도시'(10월 말 예정) 정도가 기대작이지만 여름시즌의 대작 영화들에 비하면 중량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아시아권 영화로는 이누도 잇신 감독의 일본영화 '구구는 고양이다'(16일)와 천자상(陣架上) 감독의 홍콩영화 '화피'(23일)가 관객들을 만날 계획이다.

   개봉작의 쏠림 현상은 학생들의 중간고사가 끝나는 시점인 16일이 가장 심하다.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공작부인:세기의 스캔들'과 '미쓰 홍당무', '여름, 속삭임', 할리우드 코미디 '하우 투 루즈 프렌즈', '언더 더 세임 문', '사과', '데스 레이스', '구구는 고양이다' 등 최소 8편이 포진해 있다.

   10월에 개봉 영화가 많은 것은 다음달인 11월이 비수기인데다 극장가를 독식할 만한 대작 영화가 드문 시기라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개천절 공휴일도 끼어있으며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의 중간고사가 끝나는 시점이라는 이점도 있다.

   전통적으로 가을의 한복판인 10월 극장가에 개봉 영화가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올해는 이런 경향이 더 심해졌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다르면 10월 개봉작 편수는 2005년과 2006년 각각 21편과 17편이었으며 2007년에는 29편이었다.

   10월 개봉작의 한 관계자는 "10월 극장가는 추석 성수기가 끝난 뒤면서 늦가을 비수기가 시작되기 전의 시점인데다 비교적 작은 제작비 규모의 가을 멜로물이 홍수를 이루는 시기다"고 말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류형진 연구위원은 "영화계가 불황을 겪으면서 여름 극장가에 대작들의 쏠림 현상이 심해진 듯하다"며 "이 때문에 가을로 개봉시기를 미룬 영화가 많아 10월 극장가가 일종의 병목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