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박물관이 지역의 복합문화예술 공간으로 확실한 자리를 잡고 시민들로부터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인천 이외 지역 사람들까지 박물관 연주회를 찾을 정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문화 불모지'로 인식되던 인천의 입장에서는 '상전벽해'라고 인식할 만하다.
따라서 인천의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선 시립박물관이 하는 각종 시민 접근성 프로그램을 관련 기관들이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오후 6시,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 인천시립박물관 석남홀. '박물관으로 떠나는 아주 특별한 음악여행'이란 타이틀 아래 거문고 앙상블 '다비', 현악 앙상블 'i-신포니에타', 듀엣 '나무자전거' 등의 공연이 잇따라 펼쳐졌다.
이날 오후에 많은 비가 내렸음에도 관객은 200석 좌석을 가득 메웠다. 야외에서 하려던 행사를 비 때문에 실내로 옮겼지만 누구 하나 자리를 뜨지 않았다. 통로인 계단까지 막아 선 관객들까지 치면 250명은 족히 넘었다. 어린 아이들도 유난히 많았다.
시립박물관에 사람이 가득 찬 모습은 이제 더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지난 7일 오후 4시 30분, '박물관으로 떠나는 음악여행' 9월 첫번째로 거문고 연주회가 열렸다. 자리는 역시 가득 찼다.
연주자는 공연 끝 멘트로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연주할 때마다 객석이 꽉 차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공연을 듣고 나오던 이형욱(48·연수구 동춘동) 씨 가족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딸 민희(연성초 4년) 양은 "모처럼 아빠랑, 온가족이 구경을 와 기쁘다"면서 "거문고 소리를 처음 들었는데, 너무 좋았다"고 했다.
시립박물관은 박물관대학, 박물관시민강좌, 우리가족 박물관 가는 날, 체험교실 등의 프로그램 외에 정기적으로 음악연주회를 개최해 시민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연주회가 끝난 뒤에 매번 실시하는 '박물관으로 떠나는 음악여행 설문조사'를 보면 참석자의 10% 정도는 경기도 등 인천 이외의 지역에서 일부러 온 사람들이라고 한다.
전문 연주회 공간도 아니고, 어린 아이들이 많아 다소 어수선할 수 있는 분위기이지만 이 부분이 오히려 가족단위 관객을 끌어모으는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박물관 측은 보고 있다.
문화행사담당 김상연씨는 "1년에 20회 정도 상설 행사를 하는데, 내년엔 여기에 봄 가을로 2회 정도 야외 행사를 하고, 또 영화도 상영할 구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