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차 방어 구조물인 용치가 녹양동과 호원동을 지나는 중랑천 하천 바닥에 설치돼있다.
낡은 대전차방어진지, 폐쇄된 검문소 등 의정부시에 산재한 군사시설물을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시 대부분이 도심화가 이뤄진 상태에서 군사시설의 기능에 대한 효용성과 관리소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의정부시 호원동 3번 국도상에 설치돼 있는 호원검문소.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 수도권 방위 목적으로 설치됐던 이 검문소는 1일 평균 6만대가 지나는 도로상에 위치해 차량 정체현상과 도시미관을 저해한다는 주민들의 지속적인 민원으로 의정부경찰서와 검문소 관할 6군단은 지난 2006년 12월 검토를 거쳐 지난해 1월 모든 병력이 철수했다.

그러나 유사시를 대비, 검문소 건물 자체는 철거하지 않아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특히 검문소 인근 아파트 옆에 위치한 진지(陣地)에는 불법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으며, 심지어 야간에는 청소년 일탈장소로 사용되고 있다는 게 인근 주민들의 설명이다.

검문소 인근의 한 상인은 "검문소 병력 철수 이후 군에서 단 한 번도 병력들이 거주하던 건물과 진지를 관리하지 않아 건물은 폐허처럼 변했으며, 진지는 불법쓰레기 상습투기와 야간 청소년 일탈장소로 전락했다"며 "군이 폐쇄된 검문소 등 군사시설물을 철거할 수 있도록 시에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수도권 지하철 1호선 회룡역 인근 회룡천 등에 설치된 방어선과 장암동 우성아파트 인근의 대전차방호벽, 녹양동과 호원동을 지나는 중랑천에 조성된 용치(대전차 방어 구조물) 등 12개소에 이르는 군사시설물이 그 기능을 상실한 채 관리조차 되지 않아 시민들의 미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8일 시의회에서 '군사시설 대전차 방어진지 철거 요구 건의안'을 제출한 빈미선 의원은 "군에서 설치한 시설물들이 제기능을 상실하고 관리조차 제대로 안 되고 있어 주거지역 내 흉물로 전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군 당국은 시민들의 군 시설물 철거 요구에 대해 동의해 주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군사시설물 철거를 위해서는 시에서 군사시설에 대한 현황 파악은 물론, 적극적인 노력과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 관계자는 "최근 하천과에서 공원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중랑천 내 용치 철거를 정식으로 요청하는 등 각 부서별로 군사시설물에 대한 현황을 파악해 지속적으로 군에 철거요청을 하고 있다"며 "시에서도 시민과 여러 단체의 군사시설물 철거 요구에 대해 찬성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효용가치 없이 시 발전에 저해되는 군사시설물이 조속히 철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