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안양시내에 소재한 K영화관. 표를 끊기 위해 대기중인 사람들 사이에 30~40대로 보이는 2~3명의 A카드사 모집인들이 영화관의 제휴카드 가입을 권하며, 적잖이 영화관람객들을 귀찮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중 상당수는 카드 모집인의 권유에 따라 순순히 카드 가입서를 작성했다.

이유는 카드 모집인들이 내건 경품으로 카드 발행시 1만4천원 상당의 영화관람권 2매 혹은 현금으로 1만원을 제공하고 있었던 것.

게다가 모집인들은 "한두달만 사용해 주시다 없애도 됩니다"라는 자세한 설명을 곁들이며 고객 끌어들이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카드 모집인들의 행위는 '신용카드 연회비의 10%를 초과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수 없다'는 여신전문금융업 관련 법령상 회원모집 금지사항이다.

최근 카드 모집인이 크게 늘어나면서 회원 확보를 위한 경쟁이 과열됨에 따라 경품 제공 등 불법 카드 모집 행위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같은 불법 모집 행위는 불경기에 서민 신용을 하락시킬 수 있음과 동시에 카드사들의 건전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만큼 정부의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2일 카드업계 및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영화관이나 전시회 등 집객시설을 중심으로 '불법 경품제공'이나 '길거리모집행위'가 태연히 이뤄지고 있다.

이는 카드사간의 경쟁과 함께 카드 발급에 따른 수수료로 경제적 혜택을 얻는 모집인들이 불법적 경품 제공 등을 감수하고 영업행위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 카드모집인 수는 8월말 현재 3만9천88명으로 지난 3월보다 다섯달새 2천690명이나 증가했다.

이렇듯 카드모집인 증가와 함께 불법 카드 모집이 늘어나는 것은 이와 관련한 처별 규정이 너무 가볍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등은 불법 내용 적발시 관련 모집인을 '해촉' 및 '경고'할 것을 권고하고 사실상 카드사들에게는 큰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이상, 별다른 법적 피해가 돌아가지 않는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불법 카드모집 기승에 따라 현장점검 확대 및 모집질서 위반 카드사에 대한 제재 엄격 적용 등 신용카드 모집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조치계획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