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집 내고 나서 한달에 1편꼴로 쓴 시를 묶어 냈어요. 시집을 한번 내니까 다른 경향, 다른 내용, 다른 지향점을 가지고 새롭게 쓰고 싶은 생각에 다작(多作)을 못했죠. 첫시집이 지나간 시절을 반추하며 원했던 꿈을 못이룬 회한과 연민을 담았다고 하면, 이번 시집은 좀더 겸손한 자세로,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나 자신에 대한 확인과정을 담았다고 볼 수 있어요. 욕심을 버리고 좀더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견지하기 위한 고군분투라고 할까요"
그래서인지 이번 시집은 "자아를 발견하고 자기 극복과 자기완성을 통해 자기 구원을 성취해 나아가려는 의지가 돋보인다"는 조석구 문학평론가의 평을 받았다. '귀열어 깨어있어야 하리'라는 제목도 조 평론가가 추천한 것이다.
오산에서 나고 자란 시인답게 그는 오산을 소재로 많은 시를 써내는 걸로도 유명하다. 특히 오산샛강을 제재로 해 많은 시를 구상해왔다.
'집 사월의 오산 샛강엔/심은지 십여년 겨우된 벚나무가/가녀리지만 강둑을 따라 피어/제법 봄의 정취를 흩뿌리고 있네//오산대교에서 남촌대교로 이어지는 중간엔/샛강의 빨간 아치 다리와 산책로와 벚꽃의 향기가/어우러져 이는 바람 한결에도 봄결에 취하게 하네(벚꽃과 봄 그리고 오산샛강 中)'
흔히들 오산천이라고 부르는 명칭을 오산샛강으로 명명하고 있는 것도 내 고장 내 향토를 사랑하는 시인다운 발상이다. 흙냄새 물씬 풍기는 향토적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고향의식의 시를 써내는 것은 그가 근본적으로 오산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있어서이다.
그가 올해 3월부터 내년말까지 오산시의 역사를 편찬하는 임무를 맡은 것도 그 이유에서다. 현재 그는 오산시시사편찬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