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국제대회 출전을 앞둔 한국 청각장애 야구 국가대표 `1기'가 예산 부족으로 유니폼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어려운 환경에서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농아인야구협회는 지난 6월 열린 제2회 전국농아인야구대회를 통해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청각장애인 국가대표 24명을 뽑았다.

   이들은 10월25일부터 3일간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제1회 아시아태평양 농아인국제야구대회에 출전한다.

   일본과 중국, 대만이 참가하는 이 대회는 아시아 지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청각장애인 국제야구대회로, 한국 청각장애인 야구팀이 국제 대회에 나가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유일의 청각장애인 학교 야구팀인 충주 성심학교 소속 송영태(17)부터 도장집을 운영하는 박종호(40)씨까지 다양한 연령과 직업이 섞인 대표팀은 지난 8월부터 일주일에 한 차례씩 충주에 모여 훈련을 벌이고 있다.

   청각장애인 체육계에서는 국제적인 주목을 받는 대회지만 이들의 현실은 `첫 국가대표'라는 자긍심과는 거리가 멀다.

   농아인야구협회는 첫 국가대표인 만큼 유니폼과 장비를 모두 새로 맞춰야 함에도 예산이 부족해 아직 유니폼과 장비 값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훈련을 위해 전국에서 모이는 대표팀 선수들에게 교통비도 주지 못하고 있다.

   협회는 대회에 앞서 서울시와 동아꿈나무재단으로부터 기금을 지원받았고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소개로 베이징올림픽 야구 대표팀에서 통역을 돕던 자원봉사자들로부터 모금도 받았지만 4개국이 모여 치르는 대회 운영비도 감당하기 어렵다.

   2천만원 가량만 있으면 대회를 치를 수 있다고 판단한 농아인야구협회는 협회 명예회장을 맡은 박순자(한나라당) 의원을 비롯해 대기업 산하 복지재단에도 여러 곳 후원을 요청해 봤지만 돌아온 답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농아인야구협회 조일연 부회장은 "훈련을 마친 선수들에게 밥 한 그릇을 대접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어려운 여건에도 불만없이 운동하는 선수들을 돕고자 이리저리 알아보고 있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어 막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