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학고와 국제고 등 특목고의 재학생들에 대한 교육재정 지원이 일반계고교 학생들보다 최고 20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계고교 재학생들은 특목고교 학생들 보다 더 많은 수업료를 부담하고 있지만 시 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는 예산 규모는 특목고에 비해 오히려 적었다.

30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인천국제고등학교에 지원된 시 교육청의 예산은 모두 14억8천27만9천원이다. 5학급에 전체 학생이 126명인 이 학교의 재학생들은 분기당 40만8천900원의 수업료를 납부한다. 급식비를 제외한 기숙사비는 공짜이다.

시 교육청은 올해 급당 학생 수가 17.3명인 인천과학고에는 12억6천374만7천원을 학교운영비로 지원했다. 과학고 재학생들은 국제고와 마찬가지로 분기당 40만8천900원을 수업료로 납부한다. 과학고 재학생들이 급식비를 포함 매월 납부하는 기숙사비는 1만5천원이다.

반면 시 교육청이 일반계 고교인 남구의 인항고등학교에 지원한 예산은 6억6천769만6천원이다. 이 학교는 30학급에 1천172명이 재학하고 있다. 학생들이 분기당 부담하는 수업료는 42만2천100원이다. 시 교육청이 인항고에 지원하는 예산을 학생 1인당으로 나누면 학생 1명에게 56만9천원이 지원됐다. 이는 국제고 학생 1인당 지원액 1천174만8천원의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과학고에 비해서는 11분의 1 수준이다. 학급당 과학고의 지원액 규모는 인항고보다 무려 5배 많다.

시 교육청의 '특목고 퍼주기'는 법에 근거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시 교육청이 오는 2013년에 개교할 예정인 기숙형공립학교인 강화·강화여고에 기숙사비를 지원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인천에는 예·체능 특목고를 제외하고 올해 3월에 개교한 인천국제고와 인천과학고(1994년 개교), 인천외국어고(사립) 등 3개 특목고가 있다. 여기에 (가칭)미추홀과학고와 (가칭)미추홀외국어고, (가칭)인천국제학교 등이 개교를 앞두고 있어 특목고는 모두 6개교로 늘어날 예정이다.

시 교육위원회 이언기(계양·서구, 강화군) 교육위원은 "교육감은 법에 근거하지 않은 특목고 '퍼주기 지원'으로 일반계고교와의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형평성에 맞지 않는 특목고 일방지원을 중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시 교육청 관계자는 "특목고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곳"이라며 "특목고 지원은 전국적인 현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