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 높은 직장인 밴드의 음악 소리와 가을 정취가 어우러져 3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몰랐습니다."
음악세계와 경인일보, 연천 허브빌리지가 공동주최한 '제1회 컴퍼니 樂 콘테스트'가 지난 18일 '분단의 한'과 '통일의 염원'이 담긴 연천군 왕징면 왕삼리 임진강변 허브빌리지 문가든(Moon Garden)에서 열렸다. 침체된 경기북부지역 문화 예술 진흥과 직장인 밴드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12팀의 직장인 밴드가 무대에 올라 경연을 벌였다. 특히 가족이나 연인, 군인 단위 관람객들은 허브빌리지에 펼쳐진 가을 정취와 함께 유명 직장인 밴드의 음악을 들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날 콘테스트 심사결과, 미국의 여성가수 Eva Cassidy의 'Wayfaring Stranger'라는 곡을 멋지게 소화한 남녀 혼성 4인조 '미스터 밴드'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으며 상금으로 500만원을 받았다. 이 밖에 ▲금상=The Be(Guns N' Roses-Welcome To The Jungle)▲은상=Forever(Loverboy-Working For The Weekend) ▲동상=쿨워커스(강산에-예럴랄라) ▲인기상=정든밴드(CCR-Have You Ever Seen The Rain) ▲무대매너상=탈밴드(Grand Funk Railroad-Heartbreaker), Friday(김경호-엘리제를 위하여) 등 총 5개 팀이 수상했다.
심사를 맡았던 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본선에 오른 팀들은 아마추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량이 뛰어났다"며 "가창력과 무대매너, 연주의 하모니, 관객 호응도 등을 종합 평가해서 심사했다"고 말했다. 한편 수상한 팀들은 25일과 31일 허브빌리지와 수원 야외음악당에서 다시 한 번 특별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또 케이블방송인 C&M은 이달 말께 '제1회 컴퍼니 樂 콘테스트' 실황을 중계할 예정이다.
■ '영예의 대상' 미스터 밴드 "재즈풍 선택한 실험정신 인정받아 기뻐"
"대상이라니 믿기지 않네요, 꿈만 같습니다."
컴퍼니 樂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차지한 미스터 밴드 보컬 방재원(28·여)은 "금상 수상때까지 우리들의 이름이 호명되지 않아 수상에서 멀어졌다고 생각하고 발길을 돌리려했다"면서 "대상을 탄 것에 대해 그저 얼떨떨하다"고 했다.
미스터밴드는 지난 2004년 첫 결성돼 방재원과 백관현(42·기타), 윤찬걸(38·베이스), 성연경(34·드럼) 등 4인조로 활동하고 있다. 일산에 근거지를 둔 이들은 중학교미술교사, 건축설계사, 편집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의 직업을 갖고 있으며 매주 금요일 한 번씩 모여 합주를 하고 있다. 대부분의 직장인밴드들이 7080가요나, 하드록 음악을 하는데 비해 미스터밴드는 블루스, 재즈, 펑키 등 음악적으로 리듬감과 감수성이 더욱 필요한 장르의 음악을 고집하고 있다.
백관현씨는 "이번 콘테스트의 명칭에 걸맞게 거의 모든 팀들이 록(Rock)음악을 선보였는데 저희 팀만 유독 재즈풍의 노래를 했고 심사위원들이 그 실험정신을 높게 평가해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상금으로 받은 500만원으로 키보드 등 악기 보강과 1년치 합주실 비용으로 쓸 생각"이라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멤버들이 더욱 돈독해지고 음악을 꾸준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돼서 정말 기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