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에 몰린 삼성 라이온즈가 23일 오후 6시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플레이오프(7전4선승제) 6차전에서 막판 총공세에 나선다.

   1패 후 2연승으로 상승세를 탔다가 다시 2연패, 2승3패로 두산에 밀린 삼성은 투타 전력을 추슬러 승부를 7차전까지 몰고 갈 예정이다.

   일단 분위기는 썩 밝지 않다. 6차전 선발로 점찍었던 외국인 투수 존 에니스가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면서 7차전 선발투수였던 윤성환을 하루 앞당겼다.

   먼저 나갈 투수를 놓고 고심하던 선동열 삼성 감독은 22일 3차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5이닝 동안 1점만 주는 호투로 승리를 따냈던 오른손 투수 윤성환을 어쩔 수 없이 택했다. 7차전을 계산하기보다 발등의 불인 6차전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최상의 카드를 낸 셈.

   하지만 삼성은 또 선 감독이 밝힌 것처럼 전체 시리즈의 분수령이던 5차전을 아쉽게 패하면서 흐름이 두산쪽으로 넘어가 만회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상황은 불리하나 삼성은 정규 시즌 4위로 1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서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롯데를 셧아웃시킨 저력을 발휘해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하겠다는 각오만큼은 대단하다.
  
   ◇마운드, 두산 1-2번 타자를 막아라

   삼성 투수진은 두산 1, 2번 타자 이종욱과 오재원에 철저히 농락당했다.

   이종욱은 20일 5차전까지 타율 0.520(25타수13안타)에 도루 3개, 오재원은 타율 0.500(20타수10안타)에 도루 2개로 맹활약했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민첩한 동작으로 호수비를 연출, 그야말로 '펄펄 날고 있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이들이 출루하면 어김없이 득점으로 연결됐다. 두산이 5경기에서 올린 32득점 중 이종욱(5득점)과 오재원(8득점)이 무려 득점의 41%를 해결했다.

   잘 때리고 잘 뛰는 이들을 막지 못해 삼성은 4-5차전에서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5차전에서 두산은 3-2로 앞선 5회 2사 후 볼넷으로 나간 오재원이 2루를 훔치고 김현수의 적시타로 점수를 뽑는 전형적인 득점 방식으로 확실히 주도권을 잡았다.

   김현수, 김동주, 홍성흔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이 완연한 페이스를 찾은 상황에서 삼성이 6차전에서 두산의 테이블 세터를 잡지 못하면 승리는 요원하다.

   ◇타선, 정재훈을 넘어라

   김경문 두산 감독은 5차전 직후 6차전 마운드 운용 계획을 공개했다. 선발투수 이혜천에 이어 정재훈, 임태훈을 차례로 박은 뒤 이재우를 뒷문을 지키는데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3차전 선발로 76개를 던지며 5이닝 동안 2실점으로 호투한 이혜천을 나흘 만에, 4차전에서 72개를 던졌던 정재훈을 사흘 만에 내보내 확실히 승리를 낚겠다는 계획이다.

   초점은 정재훈에게 맞춰진다. 정재훈은 16일 1차전에서 세 번째 투수로 나와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역투했고 20일 4차전에서도 3⅔이닝 동안 2점으로 틀어막는 투구로 플레이오프에서만 2승을 올렸다.

   삼성은 절묘한 컨트롤로 맞혀 잡는 투구를 하는 정재훈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신명철(타율 0.474), 박진만(0.368), 박석민(0.417), 김재걸(0.500) 등 오른손 타자들이 안타를 잘 때려내고 있기에 박한이(0.182), 양준혁(0.222), 최형우(0.250) 등 상대적으로 부진한 좌타라인이 찬스에서 정재훈을 무너뜨려야 반격에 성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