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스포츠 도시'에 걸맞은 위상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총체적인 점검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는 지난 10일부터 1주일간 전남 일원에서 열린 제89회 전국체전에서 당초 목표로 세운 종합순위 8위에서 3계단 떨어진 종합순위 11위를 기록했다. 특히 시는 지난 5월 광주시에서 열린 제37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이어 또 다시 두 자릿수 성적을 손에 쥐게 돼 아시안게임을 유치한 국제스포츠 도시로서의 체면을 구겼다.

인천시체육회는 이번 체전의 성적 부진에 대한 원인으로 우수선수 유치 실패와 훈련시설 부족을 꼽고 있지만 지역 체육인들은 총체적인 점검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 중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우수 선수 발굴과 실업팀에서 선전하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지원 대책 문제다. 이번 체전 기간에도 지역 체육인들은 몇몇 종목에서 선전하고 있는 선수들이 훈련 여건과 연봉 문제 등으로 인해 연말 다른 지역으로 이적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들을 전하며 아쉬워했다.

초·중·고등부 선수 육성도 마찬가지다. 한국 탁구의 간판으로 꼽히는 유승민이 초등학교 재학 중 훈련 여건이 여의치 않아 경기도로 전학을 간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훈련시설 확보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지난 8월 남구 숭의종합운동장에 밀집해 있던 각종 훈련시설들이 축구전용경기장을 건설하기 위해 한꺼번에 철거되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했다.

부족한 훈련 시설 확보를 위해 문학경기장에 훈련장을 신축했지만 공간이 협소해 일부 10여개의 종목만이 입주하는데 그쳤다. 입주하지 못한 종목들은 체력 훈련을 위한 웨이트 시설조차 확보하지 못해 지방으로 훈련장을 이용하기 위해 전지훈련을 떠나야만 했다.

특히 소년체전에선 초·중학교 선수들이, 이번 전국체전에선 고등학교 선수들이 매년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어 지속적인 선수 발굴과 우수 선수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프로그램 도입이 요구되고 있다. 지역 체육인들은 "훈련 시설을 확보하지 못해 전국을 떠돌아다니는 선수들을 볼 때 인천이 아시안게임을 유치한 국제 스포츠 도시가 맞는지 의문이 생기곤 한다. 학생부터 일반부까지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아시안게임은 다른 사람들을 위한 잔치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체계적인 변화와 발전을 위해 인천 체육의 발전 방향에 대해 용역이 진행되고 있고 결과가 나오면 단계별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금년 체전에서 드러난 문제를 거울삼아 점진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한다는 것이 체육회의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