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목에서 나는 다음의 사실을 기꺼이 밝혀두고 싶다. 소비주의의 열풍과 절연한 서양인 여행자는 오랜 세월 불교의 영향과 거기서 나온 절제의식이 절로 묻어나는 이 땅을 발견하고 일종의 안도감을 느끼고 만족스러워 했다는 사실 말이다. 수세기에 걸쳐 전해 내려온 '베푼다'는 관습, 즉 보시 행위를 통해 이들은 '취하거나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과 일종의 거리 두기를 한다. 그럼으로써 그들은 욕망의 밸런스를 유지하거나 더 나아가 우리 모두에게 요청되는 궁극적인 거리 두기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절제의 길을 따르는 일종의 지혜다.

-<미얀마 산책-아름다운 풍경에도 슬픔이 묻어나는 땅> 본문 159쪽에서, 크리스틴 조디스 지음, 대숲바람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