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기 (인천전문대학 사회체육과 교수)
올해 인천시의 전국체전 성적은 예상한 8위를 달성하지 못하고 11위로 추락했다. 이 같은 성적은 소년체전 최하위 성적과 함께 인천 체육의 현주소를 말해 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전국체전의 성적과 경기력 향상만이 체육의 전부는 아니다. 그렇다고 경기력이 낮고 전국체전의 성적이 낮지만 체육 문화의 수준은 높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2014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하고 준비하는 것에 들떠 있으며 이것이 인천체육의 전부인 양 생각하고 정작 중요한 체육의 질적 향상을 위한 준비나 대비는 부족하거나 안한 것은 아닌지 반성하고 이를 계기로 새롭게 시작할 마음을 가져야 할 때이다.

흔히 위기는 기회라고 한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준비를 하며 대비를 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체육회에서도 각 단체를 변화시키기 위해 분석과 평가를 엄격히 해야 할 것이며, 인정과 과거의 관행에 얽매여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하면 소년체전의 최하위 성적이 몇 년 후 그대로 전국체전에 나타나게 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준비를 잘해야 한다는 것은 이번 전국체전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 인천교육청에서는 소년체전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혼신의 노력을 다한 결과, 고등학교의 성적은 당초 목표 9위에서 2단계나 상승한 7위를 달성한 성과를 얻은 데서 찾을 수 있다. 따라서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는 목표를 명확히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각자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모든 체육인이 지금까지 각자의 위치에서 내가 여태까지 무엇을 했으며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 반성을 하고 깊은 고민을 하여야 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

인천 체육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꿈나무 육성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이 꿈나무 육성은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체험교실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고, 이어서 체육중학교 설립과 체육고등학교 이전 그리고 체육대학 설립 등 학교체육의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절실히 요구된다.

또한 경기단체도 운영의 민주화와 더불어 경기력 향상을 위한 계획 수립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과거 경험에만 의존하여 단체를 운영하거나 선수를 관리하고 육성하는 방식을 탈피하고 첨단과학 시대에 맞게 인적 구성도 개선해야 할 것이다. 경기단체의 이러한 노력에 덧붙여 체육회도 책임지고 과감히 개혁을 유도해야 한다.

특히 아시안게임을 치르게 될 우리 인천의 체육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체육전문인력 확보와 관리가 필요하다. 인천출신이나 인천과 연고가 있는 유명 선수출신이나 지도자 그리고 체육행정가를 데이터 베이스화하여 운영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경기력 향상은 우수선수와 지도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우수선수에게는 타 시도로 진학하지 않도록 이들 우수선수가 인천지역에서 선수생활을, 은퇴 후에는 인천지역 공기업에 취업이나 다시 지도자로 배치되도록 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우수지도자에게는 철저한 평가를 통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고 성적이 부진한 지도자는 즉시 퇴출되는 시스템도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그나마 체육회에서 작금의 상황을 인식하고 발빠르게 대비하고 준비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아시안 게임을 유치하고 치르게 될 인천의 체육발전을 위해서는 지금이 위기이자 기회다. 지금이야말로 인천체육을 개혁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