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예절교육연수원에서 실시한 학교경영혁신 강좌시간에 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 선도학교 운영사례를 발표했다. 그곳에 모인 교장선생님들의 학교경영의지와 열기는 산정호수의 풍광과 들국화 향기와 어우러져 새로운 교육향기를 뿜고 있었다.

무너지는 공교육을 바로세우고자 문민정부, 국민정부, 참여정부, 이명박정부에 이르기까지 세계적 조류인 신자유주의와 수요자 중심교육과 함께 교육정책으로 구체화된 것이 교육개방, 정년단축, 교장공모제, 교원성과급 등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가장 무게를 둔 교원평가가 있다.

부실한 공교육의 원인이 학생, 교원, 학교 간의 교육경쟁이 없기 때문이라는 국민들의 비판이 설득력을 얻고 있고, 최근 세계적 경제위기에 의한 기업 및 사회조직 간의 생존경쟁이 치열한데 교육계만 예외일 수 없다는 사회적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교원과 교원단체 간 교원평가에 대한 찬반논쟁을 보고 국민 대다수(83%)가 찬성하면서 교원평가를 하느냐 마느냐의 논란은 이미 끝이 났다. 다만 무슨내용으로 어떻게 실시하느냐 하는 방법상의 문제만 남아 있을 뿐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은 교사평가보고서에서 교원근무평정의 문제해결책을 전문성신장, 승진평정, 우수교사인정, 부적격교사 판별 등을 주장했고, 교과부는 교사평가제도 개선 보고서에서 전문성 신장 즉, 학습지도능력 신장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런 평가방향에 따라 2005년 교원평가 시범학교(48개교)를 시작으로 2008년엔 669개 선도학교를 운영한 결과, 긍정적인 교육성과가 검증되면서 이명박 정부는 교원평가 시스템을 법적으로 근거화하고 있다.

산업화시대부터 실시해 온 근무성적평정 자료는 관리자의 절대적인 권한으로 승진자, 전보내신자, 포상자 등에게만 필요한 평가도구가 된 지 오래다. 이러한 평가관행은 교육활동의 전문성, 객관성, 공정성과 특히 개방성에 문제가 제기되어 왔을 뿐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평가하여 개선책을 찾기보다 '교육 평준화 정책'과 '일렬세우기교육' 등을 앞세워 학생평가에 소홀한 점도 사실이다. 그 영향으로 며칠 전 전국적으로 실시한 학업성취도 평가를 거부한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대한민국 국민은 태어나면서부터 삶을 마감할 때까지 평가에서 떠날 수 없는 환경에서 살아왔고 살아야 한다. 우리는 과도한 경쟁으로 상대방을 불신하고 비방하는 잘못된 평가관과 인식 때문에 평가자체와 평가대상이 됨을 싫어한다.

또한 국가적 위기가 생길 때마다 교육의 부재를 질타하고, 교육으로 위기상황을 극복하려 한다. 더욱이 교원평가의 원인제공도 우리의 산유물이며, 해결방법도 우리가 찾아 세계를 움직일 경쟁력 있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교사들은 명문대학 수준의 수능점수와 치열한 입시경쟁을 뚫고 교육대학을 졸업했으며, 그것도 모자라 국가임용고시에 합격한 정신이 건강하고 교육철학이 분명한 대한민국의 교육인재들이다. 이들은 특별한 사고 없이 교직생활을 하면 가장 안정적인 직업인으로 정년퇴임을 보장받는다. 거기다 야근을 한다거나 상사의 눈치밥과 동료간의 경쟁없는 교직생활을 한다. 이를 두고 혹자는 교원을 가리켜 이기적인 철밥통이다, 신이 부러워하는 직업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교원평가를 둘러싸고 교육계가 각을 세우는 동안 세계 각국은 학력경쟁을 위한 교원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OECD도 세계 각국의 정부에 교원평가 권고와 업무수행능력이 부족한 교사에게 적절한 대응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 이상 교육현장은 안전지대가 아니며, 수업기술로 중무장된 교원을 만드는 데 교원평가의 핵심을 두어야 할 때다.

지금 경기도는 교원평가보다 더 강력한 '좋은수업만들기대회'가 있다. 이를 통해 의욕적인 자아실현을 준비하는 교사와 그 속에서 동료교사, 학생, 학부모에게 떳떳하기 위해 가르치는 일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경기교육의 대세를 이룬 이 제도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