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5일 개봉하는 '007-퀀텀 오브 솔러스'는 시리즈의 22번째 작품이다. 제임스 본드가 거대한 천연자원을 장악하려는 무자비한 사업가와 그의 비밀 첩보원인 본드걸의 음모에 맞서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남아메리카 등지를 오가며 활약하는 것이 줄거리다.
'007' 시리즈의 근작들은 서구권에서 여전히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흥행에서 별 재미를 못 보고 있어 이번 신작이 국내 팬들에게 어느 정도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007' 시리즈는 냉전 시대인 1970~1980년대에는 1~3개(서울 기준)극장에서 소규모로 상영돼도 서울 50만명 안팎의 관객을 동원하며 극장가를 주름잡았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흥행성적이 저조하다.
29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1978년 개봉한 '007-나를 사랑한 스파이'는 단관 개봉이었지만 서울 54만6천명이 관람했으며 '007-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1983년) 55만6천명, '007-옥토퍼시'(1984년) 33만3천명, '007-뷰투어킬'(1985년) 29만명 등의 성적으로 잇따라 '대박'을 터뜨렸다.
'007' 시리즈의 국내 흥행세가 꺾인 것은 동구권이 붕괴하기 시작한 1989년이었다. 그 해 개봉한 '007-살인면허'는 1만6천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으며 이후 1990년대 중반에는 와이드 릴리스 배급 방식으로 개봉했지만 '007' 시리즈의 관객수는 이전의 단관 개봉 때와 별 차이가 없었다.
'007-골든아이'(1995년), '007-네버 다이'(1998년), '007-언리미티드'(1999년)는 각각 35만5천명, 47만9천명, 55만8천명으로 평범한 성적을 내는 데 그쳤다.
'북한 비하 논란'을 일으켰던 '007-어나더 데이'(2002년)는 21만명을 모은 뒤 간판을 내려야 했으며 제임스 본드가 대니얼 크레이그로 교체된 '007-카지노 로얄'(2006년)은 주연배우의 내한과 전국 350개 스크린 확보라는 호재에도 서울 33만5천명(전국 109만명)을 동원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007'의 저조한 국내 흥행세는 외국에서의 폭발적인 흥행과는 대조적이다. '007-어나더 데이'와 '007-카지노 로얄' 모두 시리즈의 역대 최고 흥행 성적 기록을 갈아치우며 북미 시장에서는 흥행에 성공했다.
이 영화의 홍보를 담당하는 이가영화사는 "퀀텀 오브 솔러스'는 이전 시리즈에 비해 몸으로 직접 부딪치는 거친 액션 장면이 많은데다 자동차 추격신 등 액션의 스케일이 더 커졌고 제임스 본드의 인간적인 면이 강해진 변화도 있다"며 "이런 점들 덕에 전국 150만명 이상의 관객은 동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