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해적퇴치를 위해 소말리아 해역에 해군을 파병하기로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29일 "해적에 의한 선박 납치사건이 빈번한 소말리아 인근 해상을 지나는 우리 국민을 보호하고 해상안전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한다는 취지에서 해군 함정을 파견하기로 부처 간에 의견조율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소말리아 파병의 타당성을 조사하기 위한 정부합동실사단을 지난 27일 현지에 파견한 바 있다.

   실사단은 파병 여부에 대한 판단보다는 배치 지역과 연합해군 사령부와의 협조체제 등 실제 활동에 필요한 사항들을 확인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파병에 신중한 입장이던 국방부도 외교부 등의 설득으로 파병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파병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최종 결정은 실사단이 복귀한 뒤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동의를 거쳐 파병이 최종 결정되면 해군 함정이 국외에서 실제 작전에 투입되는 첫 사례가 된다.

   그동안 우리 해군 함정은 대규모 국제적인 재해.재난 피해국을 돕고자 해당국에 전개되기는 했지만 해적 피해예방 등의 작전에 투입된 사례는 없었다.

   국회 동의 등에 시간이 필요해 실제 파병은 내년 초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으며 파병 함정으로는 충무공 이순신함급(4천500톤) 한국형 구축함(KDX-Ⅱ)이 거론되고 있다.

   우리 해군은 바레인에 있는 미 5함대사령부 예하에 설치된 연합해군구성사령부 산하의 3개 그룹 중 하나인 CTF150에서 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CTF150에는 10개국에서 2천∼3천t급 함정 10여 척이 파견돼 있다.

   한편 정부는 내전지역인 수단 다르푸르의 유엔평화유지활동(PKO)에는 당분간 참여하지 않는 방향으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군 작전 수행에 필요한 물자 보급이나 전투 지원 등 제반 여건이 열악해 현재의 상황에서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하지만 상황이 개선되면 다시 참여 여부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