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은 못 받았는데 배송은 완료라고 ?"

일부 택배기사들이 배송도 하지 않고 임의로 배송완료로 처리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택배업체들은 전산 오입력 등 업무착오로만 치부, 책임회피에만 급급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30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택배업체들마다 인터넷이나 전화로 운송장 번호 등을 입력하면 배송물품의 현재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택배 위치추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소비자가 택배물품을 받고 확인서명해야만 택배 위치추적 시스템에 배송완료로 입력되지만 일부 택배기사들 사이에서는 먼저 배송완료로 처리한 뒤 배송을 하는 편법이 관행처럼 사용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 말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2천여 건의 택배관련 민원 중 지연배송이나 분실민원이 200여건이나 됐고 지연배송에 관련된 민원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접수된 민원은 보통 3~4일 이상 배송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며 "배송완료로 처리하고 1~2일 정도 늦게 배달되더라도 민원으로 접수하는 경우는 드물어 실제 이로 인한 민원사례는 파악되지 않은 것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택배기사 A씨는 "택배기사들 중에서 상당수는 배달한 건수에 따라 수당을 받는 지입차주이기 때문에 배송할 수 있는 수량보다 더 많더라도 물량을 먼저 확보하고 있다"며 "지연배송이 많아 서비스 평가가 나쁜 택배기사들은 회사와 재계약 할 때 불이익이 있어 택배기사가 자필로 배송완료로 먼저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고 실토했다.

H택배 관계자는 "지연배송에 대한 문의가 가끔씩 있지만 택배기사가 배송을 하지 않고 배송완료를 입력하는 경우는 없다"며 "배송물량이 많아 전산에 오입력됐거나 경비실에 맡겨둔 것을 소비자가 미배송으로 오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