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일 개최된 경인일보 독자위원회(위원장·이주현)에서 위원들이 지면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경인일보 독자위원회가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경인일보 3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회의에는 위원장인 이주현 경기민언련 공동대표, 배기수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 이귀선 수원YWCA 사무총장, 남길현 경기여성단체연합 사무국장,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등 5명의 독자위원들이 참석했다. 이영균 경원대 행정학과 교수는 회의 참석 대신 지면 모니터링 결과를 서면으로 제출했고, 경인일보에서는 배상록 사회부장이 배석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전국을 강타한 '쌀 소득보전 직접지불금'(이하 쌀 직불금) 부당수령 파문 보도에 대한 평가가 주를 이뤘고, 지난달에 이어 수도권 규제완화 관련 기사들도 비중있게 논의됐다.

쌀 직불금 파문에 대한 집중적인 취재 및 보도에 대해서는 비교적 호평이 나왔다. 또 정부지원금을 받아 사익을 챙기는 비양심적인 실태와 허술한 지원체계를 고발한 하이브리드카 보도 등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가 이어졌다.

이 위원장은 "쌀 직불금과 관련해서 집중취재라는 제목으로 취재반을 편성, 상당량의 기사를 게재했다"며 "민감한 사안을 성의있게 입체적으로 잘 다룬 점에 대해서는 좋게 평가하고 싶다. 다만 현재의 쟁점은 부당수령자 명단공개 여부인데 이에 대한 심층적인 보도가 없었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밝혔다.

이귀선 위원은 "기사는 많았는데 쌀 직불금이 무엇이고, 누가 받아야 되고, 왜 문제가 되는 것인지 등 쌀 직불금 전반에 대한 문제점 같은 경우 토요일자 신문인 경인플러스보다는 본지에 실렸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쌀 직불금 문제에 대한 빠른 취재가 좋았다. 앞으로 양도세 감면문제나 농지 소유 등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기획기사가 더 따라붙어줬으면 한다"고 조언했고, 남 위원은 "쌀 직불금 관련 기사가 왜 이렇게 많았던 것인지 궁금하다"고 다른 방향에서 의문을 제기했다.

수도권 규제완화 보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위원장은 "당론으로 정해진 것이 없지만 민주당은 수도권 규제에 반대하고, 한나라당은 찬성한다는 의미를 줄 수 있게 제목이 뽑혀 독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비수도권 단체장들의 수도권 규제완화 반대 궐기대회는 다른 기사 중간에 한 줄 끼워넣었을 뿐"이라며 "언론이 객관성과 공정성을 추구한다면 이런 기사들도 다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신 하이브리드카 보도에 대해 이 위원장은 "시기적으로 적절한 고발기사였고, 후속보도가 필요하다"고 호평했고, 이 위원 역시 "좋은 기사였다"고 칭찬했다.

가천길재단 설립 50주년 관련 보도에는 집중적인 지적이 이어졌다.

이 위원장은 "설립 50주년 며칠 전부터 이길여 회장 인터뷰와 탐방기사가 한판씩 나왔고, 새책 소개 등 관련기사와 광고까지 게재됐다"며 "큰 업적을 남긴 것은 틀림없지만 좀 과했다는 느낌이다. 다른 신문도 이런 점은 마찬가지였지만 경인일보는 그보다 더 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아무래도 회장이니까 그 정도 해주는 것인지는 몰라도 독자입장에서는 지루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 역시 "이길여 회장 관련 기사를 보며 나중에 말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고, 남 위원도 "작년에도 그랬고, 이런 지적이 나온 것이 한두번이 아니지만 매번 변함이 없다"고 꼬집었다. 다만 배 위원은 "조·중·동 등 다른 신문들도 비슷한 기사를 모두 다뤘다"면서 "의료계에서는 정말 대단한 인물이기 때문에 그 정도는 괜찮지 않나 생각한다"고 다소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다.

이밖에 지방행정체제 개편 보도와 기획시리즈, 경제기사 등에 대해 크고 작은 지적들이 쏟아졌다.

이 위원장은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대해 우호적인 여론도 생기고 있는데 계속 김문수 도지사의 발언을 강하게 받아 써 독자들에게는 경인일보가 행정체제 개편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4편짜리 경기도시공사 시리즈는 중간에 기자가 바뀌며 기사의 일관성이 흐트러진 것 같다"고 밝혔다. 남 위원은 "미국 증시가 어떻고, 환율은 어떻고 식으로 서민이 보기에는 뜬금없는 보도가 계속되고 있어 보다 구체적이고,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기사가 아쉽다"고 밝혔고, 박 위원도 "중소영세상인이나 서민들의 현실, 고조되는 경제위기감, 미래의 전망 등에 대한 기획취재가 필요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