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강사로서 기업인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가정신을 발휘해줄 것을 주문하는 대목에서였다.
본인 스스로 시사했듯이 안 시장에게 아시아 경기대회 유치는 자신감의 원동력인듯 했다. 그런데 1년이 지나지 않아 이처럼 '시장을 몇번 할 수 있는' 재임기간 중 최고의 '치적'이 주경기장 건설 문제로 표류하고 있다.
인천시가 주경기장 건설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줄곧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고 있으나 주경기장 신설에 대한 정부의 부정적 인식이 당최 변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승수 국무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주경기장 신설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처럼 주경기장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주경기장을 짓지 못할 바에야 아시아경기대회를 반납하는 것이 낫다"는 극단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인천시의 한 공무원은 "아시아 경기대회는 인천만의 행사가 아닌 국가 행사인데 정부의 지원이 너무 미흡하다"며 "차라리 아시아 경기대회 관련 업무를 중단하고 정부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물론 이들 이야기를 실행에 옮기자는 뜻은 아닐 터이다. 아시아경기대회 유치에 따른 인천의 최대 실익 중 하나가 주경기장인만큼 이러한 실익이 물건너갈 위기에 처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천시는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의 요구조건(7만석)을 비롯 문학경기장의 협소한 배후공간, 주경기장 신축비용(2천338억원)과 문학경기장 증축비용(1천630억원)을 비교한 경제성 분석, 문학경기장의 육상경기장으로서 한계 등을 근거로 주경기장 신설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런데 얼마전 이와는 다른 시각에서 주경기장 신설의 당위성이 토론회에서 제기돼 흥미를 끌었다. 바로 문학경기장의 보존가치에 초점을 맞춘 의견이다.
주경기장을 짓지 않을 경우 문학월드컵 경기장을 증축해 주경기장으로 활용해야 하는데 문학경기장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개최했던 기념비적인 건축물로서 그 역사적 가치를 고려한다면 문화자원으로서 원형대로 존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문학경기장은 건축적 가치 측면에서도 세계적으로 흔하지 않은 시공사례로서 케이블 막구조 형식의 지붕은 건축공학적 의미가 크며 항구도시 이미지에 부합하는 우수한 현대적 조형건축물로서 앞으로 관광자원화가 가능하다는 설명도 덧붙여졌다.
물론 이 논리는 협소한 배후공간이나, 경제성 분석 등을 토대로 한 주경기장 신설 논리보다는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렇지만 보다 일찍 아시아 경기대회 주경기장에 대한 담론이 형성돼 이처럼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랬다면 해법을 찾는 길이 보다 빨라졌을 것이고 올해 초 조찬강연회에서 드러난 안 시장의 자신감도 더욱 빛을 발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