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지역 대형유통 업체들이 연간 1조원대 이상 지역에서 거둬들인 매출수익을 서울 등 타지로 유출시키며 지역경제를 황폐화시키는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시와 관련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96년 GS스퀘어 부천점과 홈에버 중동점 개점을 시작으로 E마트 부천점(1999년)·상동점(2002년), 현대백화점(2003년), 삼성홈플러스 상동점(2003년) 등이 잇따라 입점하고 지역 상권 탈환을 위한 치열한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 대형유통업체가 거대 자본을 앞세워 지역 상권을 잠식하면서 해마다 거둬들이고 있는 매출액은 부천시 한해 예산에 버금가는 1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2천7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지면서 지역내 유통업체중 가장 많은 지역자금을 유출시켰다는 지적이다.

그 뒤를 이어 GS스퀘어가 2천400여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이들 양대 백화점에서만 5천여억원의 자금이 역외로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E마트 부천점이 2천억원, 홈플러스 상동점 1천800억~1천900억원, E마트 중동점 700억원대 등 대형유통업체들을 통해 한해 수천억원의 자금이 본사 소재지인 서울 등지로 옮겨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업체들의 전체 매출액 중 직원 임금, 영업비용, 지방세 등을 제외한 나머지 자금이 타지역으로 유출되면서 지역경제에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규모 점포와 재래시장 상인들은 특히 매출에 큰 타격을 입으며 나아가 지역상권마저 위축되는 등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소업체 관계자들은 "대형업체들이 지역 소비자들로부터 거둬들인 돈으로 지역사회와 주민을 위해 얼마나 사용하는지 의문스럽다"며 "정작 지역경제를 무시하고 소규모 점포들의 돈줄을 빼앗아간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 역시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지역내 행사 및 각종 활동에 후원을 늘리고 적극 동참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