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문환 (aT 인천지사장)
우리나라가 김치 수입국이 되었다고 한다. aT(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집계하는 농수산물무역정보(KATI)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우리나라는 17만5천의 김치를 수입하고 1만9천의 김치를 수출해 376억원의 적자를 봤다. 연말까지 이런 추세라면 적자가 7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중국에 대한 농식품 수입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김치는 우리의 음식 문화와 역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전통식품으로 단순한 식품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 문제는 심각하다.

우리 김치는 1990년대 말부터 한류열풍을 타고 해외로 알려지기 시작해 전 세계적으로 웰빙 풍조가 확산되면서 건강식품, 슬로푸드, 발효식품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특히 2006년도에는 미국 건강전문잡지인 '헬스'지에 '세계 최고의 건강식품 5가지' 중 하나로 선정되어 '비타민 A, B, C 등 핵심 비타민과 소화를 돕는 유산균이 풍부한 섬유질 많은 저지방 다이어트 식품'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이렇게 해외에서 건강식으로 김치가 부각되면서 김치시장도 매년 성장하고 있으며,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에서의 김치 생산이 급증하게 된 것이다. 우리 김치산업이 이런 위기의 시대를 맞이한 가운데, 지난달 인천에서는 놀랍고도 반가운 경사가 있었다.

인천에서 생산된 우리 김치가 국내 최초로 중국으로 수출된 것이다. 비록 2의 소규모 물량이었지만, 저가의 중국 김치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시점에서 이뤄진 역수출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 이번 농가식품의 중국 김치 수출은 인천시에서 주관하고 있는 '인천김치 명품화 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진 것이다.

인천시는 올해부터 시비 8천만원, 업체 부담 8천만원 등 총 1억6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김치 제조업체의 공동 브랜드, 포장재 개발 지원을 시작했다. 이에 인천김치절임가공 협동조합은 인천김치 공동브랜드인 '미추홀 한(韓) 김치'의 디자인 개발과 상표 등록을 마쳤으며, 앞으로 중국시장을 권역별로 나눠 공략할 예정이라고 한다. 인천은 국제도시로 4만여명이 넘는 이주민이 살고 있으며, 지리적으로는 중국과 인접해 있고, 인천국제공항 및 인천항을 갖춘 세계적인 물류와 교통의 허브이다.

또한 2009년 세계도시엑스포, 2014년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행사가 예정되어 우리 김치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천혜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인천의 '미추홀 한 김치'는 우리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고 김치 종주국의 자존심을 되찾는 주역이 되어야 할 것이다. 공동생산 및 공동브랜드 운영 등을 통해 30여 개로 분산된 인천김치 제조업체의 역량을 모으고, 품질의 고급화, 명품화를 통해 저가의 해외 김치와 차별화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확보가 중요하다.

aT에서 지난달 발표한 '해외 소비자가 본 한국 농식품'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소비자들이 김치 구입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이 '맛'과 '안전성 및 위생'으로 나타났는데, 한국산 김치의 경우 일본 소비자의 44.4%가 '안전하지 않다'고 답해 안전성에 대한 신뢰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방문 또는 인터넷을 통해 해외 소비자들이 실제로 김치 제조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검증제도를 도입하는 등 인천김치의 품질에 대한 신뢰를 확보해 명품김치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