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관 (수원 서호중학교장)
제7차 교육과정의 자랑중 하나인 창의적 재량활동(이하 창재), 학교에서는 제대로 운영되고 있을까? 교사는 쉬는 시간으로, 학생은 노는 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학생이나 교사에게 창재시간은 일종의 휴식시간인 셈이다.

창재시간, 아무 부담없이 시간을 보내면서 놀자고. 1년 중 17시간 또는 34시간을 허송세월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교감과 교장도 관심이 없다. 담당한 교사는 본인이 원해서 맡은 것이 아니라 수업시간이 적어 담당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현장에서는 시간 때우기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교사 양심에 비추어 부끄럽고 그런 교사를 학생들이 존경할리 만무다. 엉터리로 시간을 보내다 보니 학생들의 시선이 따갑기만 하다. 학교교육의 신뢰가 이런 작은 데서 무너지는 것이다.

창재의 장점을 살리면 교사가 하고 싶은 영역과 주제를 잡아서 다양한 방법으로 수업을 전개할 수 있고 열의가 있는 교사는 학생들의 욕구와 주제 선택을 받아들여 창의적인 수업을 전개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비전공인 교사는 수업에 부담을 느끼고 수업전개에 자신감이 없어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창재의 영역에는 성교육, 안전교육, 국제이해교육, 진로교육, 환경교육, 인성교육, 인권교육, 신용교육, 정보통신윤리교육, 봉사활동 교육 등이 있으나 비전공 교사에게는 지도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수업을 위한 교재연구를 시도해 보지도 않고 그냥 시간 때우기로 일관하니 교육 부실로 이어지는 것이다.

일부 선생님은 수업에 자신이 없자 아예 처음부터 45분간을 스포츠 게임을 방영하기도 하고 영화를 보게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시간을 뜻있게 보낼 수 없어 만들어낸 궁여지책이라고 이해는 하지만 이건 아닌 것이다. 영상자료는 수업 목표 달성을 위해 10분 전후로 방영할 수는 있지만 수업시간 내내 방영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필자는 최근 근무하는 학교에서 재량활동 수업참관을 하였다. 1주일 전에 참관 예고를 하고 연간계획과 주제, 학습목표를 받았다. 교장이 교실을 방문하니 학습자료 유인물도 준비하고 설문지도 있고 시청각 기자재도 활용한다. 학습목표와 주제가 판서되어 있다. 토의(토론) 학습, 분단학습도 전개한다. 교사 나름대로 애쓴 흔적이 보인다.

수업 평가 반성회를 가지며 수업자 자성시간을 가졌다. 학습목표, 수업설계, 잘된 점과 잘못된 점, 목표 도달도를 발표하고 앞으로 재량활동 수업 방안을 제시하도록 하였다. 이어 지도조언 시간에는 잘한 점과 개선할 점을 지적하고 당부의 말도 하였다.

다음은 필자가 수업을 공개한 선생님들에게 부탁한 사항이다.

"창재시간, 시간 때우기식 운영은 아니 됩니다. 전공교과보다 교재 연구를 더 많이 해야 합니다. 물론 학습자료도 준비해야 합니다. 교사 위주의 수업은 지양하고 탐구학습을 전개, 학습목표에 도달해야 합니다. 교과시간보다 더 재미 있고 유익하게 지도해야 합니다. 학생들이 '이번 시간은 정말 나에게 도움이 되었어'라는 말이 나오게 해야 합니다. 학생들에게 창재시간은 꼭 필요하다고 느끼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그게 우리들이 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