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상열 (경기도 도시계획담당)
정부는 새로운 국가비전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제시했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말 그대로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화석연료의 사용에 따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감소시킴으로써 친환경 사회로 만들면서 경제성장을 동시에 추구해야 함을 의미한다. 정부의 이러한 변화는 도시경쟁력이 국가내 도시간 경쟁이 아닌 지구촌 선진도시와의 경쟁에 대비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은 1690년대부터 도시계획을 수립, 관리해 온 도시로 유럽의 도시계획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도시이기도 하다. 현재 스톡홀름시는 과거 지속가능한 개발 패러다임에서 진일보해 저탄소 녹색도시 구축을 위해 2020년까지 난방오일의 50% 사용저감을 목표로 CO₂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자전거도로는 넓히고 차도는 줄이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07년에는 세계에서 공기질이 가장 좋은 도시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하마비는 스톡홀름시의 남동쪽에 위치한 생태주거지로 각광받고 있다. 하마비는 기존 자연자원의 철저한 보존을 개발의 기본전제로 설정하고 공장들이 빠져나간 나대지에 녹지를 인공적으로 조성하여 녹지회랑(Green Corridor)을 구축하고 이를 다시 동부의 기존 산림지역까지 연결함으로써 체계적인 녹지체계를 구축하였다. 하마비지구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계획수립단계에서부터 개발시행단계, 주민들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환경적 문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반영하도록 친환경 자체모델인 하마비모델을 구축하였다. 모델은 우수시스템, 음식물쓰레기 등을 활용한 재생에너지의 리사이클링을 포함하여 배터리 등 전기쓰레기는 재생이 불가능하므로 매립 또는 다른 경로로 처리하는 등 하마비의 재생에너지 순환체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 모델을 토대로 하마비는 에너지를 절감하고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운영 중에 있는데, 풍력과 태양열 등 무공해 에너지를 활용한 지역난방시스템, 에너지 절감을 위한 카풀제도와 쓰레기 재활용시스템 등이 그것이다.

하마비가 저탄소 녹색도시모델로서 평가받는 데에는 공공부문이 크게 기여하였다. 개발과정에서 공공은 파일럿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실제 현장에서 적용가능한 지침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민간이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문헌검토를 통해 솔루션을 찾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충분한 R&D과정을 거치고 실험건축물의 건축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거주민들 만족도 평가와 철저한 비용효과분석 등을 통해 작성된 지침 제공이 오늘날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하마비가 될 수 있었던 동인이라 생각된다.

도시계획수립과정에서의 시민참여 요구가 증대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 하향식에서 상향식 도시계획수립체계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시대적 흐름이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체계라 생각된다.

이를 위해 향후 공공은 Conductor(지휘자), Guider(안내자), Coordinator(조정·중재자), Supporter(지원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도시의 나아가야 할 방향과 미래를 제시하고 시민과 비전을 공유할 수 있도록 지휘자로서의 역할, 미래지향적 도시방향에 부합될 수 있는 제도와 지침 등을 통해 이끌어나가는 안내자로서의 역할, 공익과 사익의 상충, 민간부문들의 과대경쟁으로 인한 공익의 상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를 조정·관리하는 역할, 그리고 무엇보다 시민참여를 적극 후원하는 지원자로서의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