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전국을 강타한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인천 전역이 AI 비상에 걸렸다.
다음달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서 겨울철새가 한꺼번에 국내로 날아들면 인천지역도 오염, 감염 우려가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천 기초단체 중 서구, 중구, 계양구, 부평구 등 4곳이 가장 분주하다. 지난 고병원성 AI 방역 때 닭, 오리 등 수만 마리의 가금류를 농가, 주택에서 키우는 것으로 파악되며 대표적인 표적이 됐다.
서구는 최근 가금류 조사에서 36곳 농가의 사육 개체수가 50여만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워낙 방대한 규모 탓에 담당 공무원만 25명으로 대책반을 꾸렸다. 이들의 감시 대상은 굴포천이나 매립지 부근 유수지 등으로 특히 환경이 열악한 지역이다.
바다를 접한 중구의 경우 철새들이 골칫거리다. 기러기, 청둥오리 같은 조류들은 방역은 물론 정확한 파악조차 쉽지 않다. 6천여 마리를 키우는 가금 사육농가는 영종·용유 무의도에 집중돼 구와 보건환경연구원이 정기적 샘플 측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계양구는 일찌감치 현지 점검에 나섰다. 대책반 직원 22명은 가금류를 키우는 농가에 대해 방역시설의 수시 점검은 물론 방사 오리, 토종닭 등까지 관리대상을 확대했다. 구가 확인한 8농가, 12만마리 가금류는 계속적으로 늘고 있어 올 300만원이던 관련 예산을 내년 증액하기로 했다. 그나마 도심에 위치한 부평구는 한발 물러나 해외 상황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이달 초 AI가 재발된 태국 농가 사례를 직원 교육에 활용하며 개인 장비까지 꼼꼼히 챙기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요즘 겨울철새가 집중 유입되는 시기로 AI 병원체 전파 가능성이 있다"며 "24시간 비상체제에 돌입해 가축질병을 돌보고 자체 방역을 독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