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제작비를 쏟아부은 판타지 블록버스터들이 상당수 개봉하고 결국 흥행에서 압도적으로 성공해 왔지만 로맨스 영화들 역시 틈새를 잘 이용해 관객몰이를 해 왔다.
올해도 가족들이 함께 볼 만한 판타지 대작들과 연심(戀心)을 자극하는 국내외 로맨스 영화들이 동시에 개봉한다.
◇성공했던 성탄절ㆍ연말 영화는? = 아직까지 많은 관객의 뇌리에 깊이 남아 있는 대표적인 '크리스마스용 영화'는 2003년의 '러브 액츄얼리'다.
온누리에 러브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이 로맨틱한 영화는 12월 셋째주 개봉해 1위에 올랐으나 결국 그 다음주 개봉한 판타지 블록버스터의 전설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에 제왕 자리를 내줬다. 어쨌건 두 영화 모두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04년에는 '오페라의 유령'과 '브리짓 존스의 일기-열정과 애정'이 먼저 개봉해 관객의 이목을 끈 뒤 성탄 시즌에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환상 동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승리했다.
2005년에는 '태풍'과 '킹콩' 등 한국과 할리우드 대작들이 박빙의 승부를 겨루는 한편으로 내숭녀 손예진과 선수 송일국의 알콩달콩한 로맨스 '작업의 정석'이 알찬 승리를 거뒀다.
2006년에는 판타지 블록버스터 '박물관이 살아있다'가 '대박'을 터뜨리는 동시에 로맨스를 살짝 섞은 뮤지컬 코미디 '미녀는 괴로워'와 주드 로, 케이트 윈슬렛의 '로맨틱 홀리데이'가 만만찮은 세를 보여줬다.
다만 지난해에는 로맨스가 판타지 블록버스터에 밀려 맥을 못췄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황금나침반', '나는 전설이다', '내셔널 트레져-비밀의 책'이 삼파전을 벌이는 동안 '싸움', '내 사랑' '용의주도 미스신' 등 한국 로맨스 영화들은 줄줄이 고전했다.
◇스케일 큰 외국 로맨스, 알싸한 한국 로맨스 = 올해 로맨스 영화들은 양적으로 예년보다 적어졌지만 흥행 요소를 갖추고 있는 알짜배기 작품들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39~1942년, 아름답고 광활한 호주 대륙에서 펼쳐지는 애틋한 사랑을 그린 로맨스 '오스트레일리아'가 11일 개봉한다. 전쟁의 소용돌이 가운데 운명적으로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두 남녀의 이야기. 가장 드라마틱한 이미지를 가진 여배우 중 하나인 니콜 키드먼이 출연하는 시대극인데다 귀족 여인과 거친 카우보이의 사랑을 그려 1992년의 '파 앤드 어웨이'를 연상시킨다.
18일 개봉하는 '달콤한 거짓말'은 '작업의 정석'이 내숭 떠는 연애 선수 손예진의 색다른 코미디로 인기를 모았듯 주연 배우 박진희가 남몰래 좋아했던 남자를 차지하기 위해 기억상실증에 걸린 척하고 온몸 던지는 코믹 연기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24일 개봉하는 '로맨틱 아일랜드'는 이선균, 이수경, 이민기, 유진 등 한창 떠오르고 있는 차세대 스타들이 총출동한 로맨틱 코미디. 탈출을 꿈꾸는 증권사 CEO, 입사 6년 만에 첫 휴가를 노리는 여자, 면접 울렁증에 걸린 백수, 안티팬들에 시달리는 스타 등 젊은이 4명이 필리핀 섬 보라카이에서 만나 발랄한 사랑놀이를 나선다.
◇판타지, 골라보는 재미 = 이번에 찾아오는 판타지 영화들은 액션과 멜로, 가족애가 섞이는 등 성격이 제각각 다른 작품들이다.
11일 개봉하는 '트와일라잇'은 인간 소녀가 뱀파이어와 사랑에 빠지면서 겪게 되는 모험을 그린 판타지 영화. 스타 캐스팅과 메이저 영화사 배급이 아닌데도 미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액션뿐 아니라 멜로의 성격도 강해 여성 관객들이 주 관객층을 이루고 있다.
탐험 소설가 쥘 베른의 소설을 영화화한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는 18일 개봉한다. 지구 중심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지질학자와 산악가이드의 여정을 그린 판타지로 아무도 알지 못하는 지구 중심부의 모습을 상상력을 발휘해 보여준다.
'열흘 밤의 꿈'은 일본 감독 10명이 '일본판 아라비아 나이트'처럼 신비롭고 꿈 같은 이야기를 모은 옴니버스 영화다. 18일 선보여지는 이 영화는 일본의 대표적인 문인 나쓰메 소세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14일 개봉하는 러시아 출신 안드레이 콘잘로브스키 감독의 '넛 크래커-더 리얼 스토리'는 크리스마스 이브,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판타지 세계로 떠나는 여정을 담은 가족 판타지. 18일 개봉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벼랑 위의 포뇨' 역시 호기심 많은 물고기 소녀가 인간 소년과 교류하는 줄거리로 가족이 함께 보기 좋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