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앓던 한 건설사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체 분양가에서 1억원가량을 할인해 재분양에 나섰지만 일부 계약자들이 기존 마감재와 옵션 부분이 변경·삭제되는 등 건설사가 일방적으로 기존 계약사항의 변경을 진행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9일 용인시와 임광토건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임광토건은 용인시 기흥구 상하동에 임광 그대가 아파트 554가구(143~161㎡)를 분양했다. 그러나 3.3㎡당 1천579만원인 이 아파트는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10%에도 못 미치는 분양률을 보였다.

결국 임광 측은 최근 규모별로 9천95만원에서 1억822만원까지 대폭 인하해 재분양에 들어갔으며, 지난 10월 말께 기존 계약자들에게는 발코니 확장비를 분양가에 포함시킨 채 할인된 금액으로 조정해 주겠다며 재계약 동의서를 일괄적으로 발송했다.

그러나 건설사 측이 분양가를 대폭 할인하면서 기존 분양에서 옵션 부분이었던 고급 마감자재와 가구(붙박이장, 식탁 등), 그리고 빌트인 등을 제외해 일부 계약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규모별로 2천만~3천만원 상당의 옵션 부분이 제외되면서 고급스러움을 기대하고 분양을 계약했던 기존 계약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게 된 것이다.

게다가 기존 계약자가 원래 상태의 옵션을 선택하고 싶으면 기존 옵션 가격을 모두 지불해야 하고 건설사가 제시한 분양가 할인 혜택도 받지 못하게 된다.

계약자 A씨는 "분양가를 할인해 주겠다는 건설사 측의 공지에 지난달 중순께 분양관을 방문해 보니 기존과 다른 마감재와 구조 변경 등의 방법으로 분양 건설대금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며 "애초 분양 당시 이런 고급 혜택을 누리기 위해 고분양가인 것을 알고도 분양받았는데 이제 와서 일방적으로 재계약을 통보하는 것은 부당한 거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분양 관계자는 "일부 계약자들의 불만이 있을 수는 있지만 아파트 외관과 조경부문 확장 등 더욱 좋아지는 부분도 있다"며 "오히려 할인분양으로 현재 전체 가구수의 49%까지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사업주체와 계약자 당사자 간에 체결된 공급계약으로 현행 주택법상 이를 조치할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