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폐기물인 '슬라임'(Slime)을 성토재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인천시도시철도건설본부는 행정안전부 주최로 10일 열린 '지방예산 절감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애물단지 슬라임 재활용으로 빛을 보다'란 제목으로 출품한 본부의 예산 절감 방안이 장려상을 수상, 기관표창과 함께 상사업비 3억원을 받게 됐다고 11일 밝혔다. 아울러 슬라임의 무해성을 입증, 재활용에 기여한 본부 공사과 남문희 과장과 조성표 팀장은 행안부 장관 표창을 수상할 예정이다.

슬라임은 지반보강공사 때 지표면으로 분출되는 폐토사와 극소량의 시멘트가 혼합된 건설폐기물을 말한다.

본부가 슬라임의 재활용 방안을 모색한 것은 2004년 12월 '도시철도 1호선 송도연장사업'을 벌이면서부터. 당시 슬라임은 '폐기물관리법시행규칙'에 재활용 대상폐기물로 명시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수도권매립지에 매립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본부는 이에 따라 슬라임을 재활용하는 것이 유일한 예산절감 방안이라 판단하고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슬라임의 무해성을 입증해야 했다.

본부는 슬라임이 과연 재활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유해물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건자재시험연구원, 한국화학시험연구원, 인천보건환경연구원 등에 시험을 의뢰, 슬라임이 무해하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그렇다고 해서 곧바로 슬라임을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들 기관의 시험성적서를 첨부해 환경부에 서면질의서를 제출하고 5차례에 걸쳐 담당자와 만나 슬라임 재활용의 당위성을 설명했으나 "인식은 같이 하나 법령미비로 곤란해 차후에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본부는 이에 머물지 않고 환경부와 국회, 환경관리공단 등을 잇따라 방문, 재활용의 필요성을 역설한 결과 결국 2005년 9월 '폐토사와 섞여 분리가 불가능할 경우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환경부의 서면답변을 얻어냈다. 이 때부터 본부는 도시철도 송도연장사업의 지반보강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25만t의 슬라임을 당해 공사현장의 성토재로 활용함으로써 95억원의 처리비용은 물론 부족한 25만t의 흙을 타 현장에서 구입하는 데 따른 막대한 추가예산을 절감했다. 이처럼 슬라임 처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면서 최근 전국 각 지자체 건설 관계자들은 잇따라 인천을 방문, 새로운 슬라임처리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있다.